‘4승 주무기’ 신재영 슬라이더, 알고도 못 치는 이유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5.12 06: 05

신재영(28·넥센)의 슬라이더는 왜 알면서도 칠 수 없는 걸까.
넥센은 11일 오후 6시 30분 창원 마산구장에서 개최된 ‘2017시즌 타이어뱅크 KBO리그’ NC전에서 김웅빈의 결승 솔로홈런에 힘입어 2-1로 이겼다. 신재영은 7이닝 6피안타 1볼넷 5삼진 1실점 1자책점으로 호투, 시즌 4승(2패)을 챙겼다.
이날 신재영은 해커와 투수전을 이어갔다. 타자들을 완벽하게 제압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신재영은 주자가 나가 있어도 타자에게 집중할 수 있는 비장의 무기가 있었다. 바로 슬라이더였다.

신재영은 1회부터 2번 타자 박민우에게 볼넷을 줬다. 나성범의 후속타에 1사 1,3루가 됐다. 넥센 포수 김재현은 2루 도루를 시도하는 나성범을 견제사로 잡아 신재영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신재영은 스크럭스를 삼진으로 잡으며 위기를 넘겼다.
고비는 많았다. 6회 NC 선두타자 이종욱이 2루타를 치고 나갔다. 박민우의 희생타에 이종욱이 3루를 밟았다. 나성범의 희생플라이에 이종욱이 홈을 밟아 1-1 동점을 이뤘다.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 신재영은 스크럭스를 다시 삼진으로 처리했다.
7회도 마찬가지였다. 신재영은 지석훈과 권희동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1사 1,2루 위기상황을 맞았다. 신재영은 대타 도태훈과 김태군을 뜬공과 땅볼로 잡아 7이닝까지 책임졌다. 결정적인 상황마다 날칼 제구력의 슬라이더가 필살위력을 발휘했다.
신재영의 투구패턴을 보면 슬라이더의 비율이 절반을 넘는다. 이날 신재영이 던진 96구 중 슬라이더가 무려 72구였다. 구 중 55개가 스트라이크존에 꽂힐 정도로 슬라이더 제구가 잘 됐다. 나머지 구종은 직구(21구), 체인지업(2구), 투심(1구)로 비중이 많지 않았다. 슬라이더를 돋보이도록 섞어서 던졌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이다.
상대 타자들은 왜 신재영의 슬라이더를 알면서 못 치는 걸까. 신재영은 “슬라이더는 노려서 친다고 안타가 되지 않는다. 코스만 정확하게 들어가면 아웃을 잡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타자들이 알면서도 당한다는 뜻이다.
배터리 김재현과의 완벽한 호흡도 또 다른 이유였다. 장정석 감독은 “신재영과 김재현이 호흡이 좋아 일부러 짝을 지어줬다. 포수에게는 방망이 부담을 주지 않는 편”이라며 신뢰했다. 신재영 역시 “김재현의 리드가 워낙 좋아 따라가기만 하면 됐다. 위기상황에서 제구가 잘 들어갔다”고 평했다.
신재영의 슬라이더는 알아도 제대로 공략하기 어려운 공이 됐다. 신재영은 지난해 5월 11일 롯데를 상대로 시즌 5승을 달성했다. 올 시즌 그의 페이스 역시 15승을 올렸던 지난 시즌 못지않게 좋다. 밴헤켄의 2군행과 션 오설리반의 퇴출로 악재를 맞은 넥센은 실질적 에이스 신재영을 믿고 버티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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