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간도, 5월 2G 2승 ERA 1.29 위력투
투심 비율 UP, 땅볼 유도-투구수 관리
5월에 더 강해졌다. 한화 외국인 투수 알렉시 오간도(34)의 위력이 점점 세지고 있다.
오간도는 11일 대전 롯데전에서 KBO리그 데뷔 후 최고 투구를 했다. 개인 최다 8이닝을 던지며 4피안타 2볼넷 1사구 7탈삼진 1실점 호투로 한화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5일 대전 kt전 6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1실점에 이어 5월 2경기 연속 승리투수가 됐다. 5월 평균자책점도 1.29. 시즌 전체 성적도 8경기 4승2패 평균자책점 3.21로 수준급이다.
▲ "선발 생존을 위해 투심 구사"
이날 롯데전에서 오간도는 104개 공을 던졌는데 그 중에서 투심 패스트볼이 31개나 됐다. 38개 던진 포심 패스트볼 다음으로 많았다. 오간도는 "투심은 내게 굉장한 도움이 되는 구종이다. 땅볼 유도를 많이 할 수 있다. 컨트롤만 조금 더 받쳐준다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미국에선 불펜으로 던질 때에는 투심을 별로 안 던졌다. 선발투수로 살아남기 위해 투심을 적극적으로 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오간도는 올 시즌 투심 비율이 18.9%에 달한다. 포심(45.3%)·슬라이더(25.7%) 다음으로 많이 던진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시절에는 투심의 비율이 10.2%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비율이 꽤 증가했다. 바깥쪽으로 카운트를 잡은 뒤 몸쪽으로 투심을 찔러 넣을 때 위력이 배가 된다. 투심 평균 구속도 145km로 빠르다.
오간도의 전담 포수로 배터리 호흡을 맞추고 있는 차일목은 "투심을 일부러 많이 쓰고 있다. 오간도 스스르도 투심을 적극적으로 던지려 한다. 몸쪽으로 파고드는 게 직구(포심)보다 좋다. 투심을 쓸수록 볼카운트 싸움도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심으로 땅볼을 쉽게 유도하며 맞혀잡는 피칭이 되고 있고, 덩달아 투구수를 줄이는 효과까지 생겼다.
4월 6경기에서 오간도의 이닝당 투구수는 17.3개로 많은 편이었지만 5월 2경기에는 15.2개로 2개가량 줄였다. 우타자 기준 몸쪽으로 휘어 들어가는 투심이 효과적으로 먹혀들다 보니 굳이 체인지업·커브를 쓰지 않아도 된다. 오간도는 "필요할 때는 사용해야겠지만, 체인지업은 잘 들어가지 않는 것 같다. 가장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 공은 포심·투심·슬라이더"라고 밝혔다.
▲ "리그 적응? 마지막 경기까지 공부"
롯데전에서 개인 최다 8이닝 동안 104개 공을 던진 오간도는 지친 기색이 없었다. 이미 지난달 18일 대전 LG전에서 개인 최다 119구까지 던진 바 있는 오간도는 "건강함을 느끼고 있다. 몸 상태는 매우 좋다"며 "선발로서 몸이 만들어졌다. 거의 적응해가고 있다"고 자신했다.
최고 98마일(158km)까지 던질 수 있다고 큰 소리쳤던 오간도는 KBO리그 데뷔 후 최고 구속은 153km를 찍고 있다. 5월이 되면 구속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됐으나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투수에게 구속이 전부가 아니다. 오간도도 "구속이 올라오면 감사하겠지만 크게 신경 쓰진 않는다. 특히 투심은 구속이 영향을 받지 않는다. 지금 이 폼을 유지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젠 KBO리그에 적응이 완료됐다고 봐도 되지만 오간도는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그는 "아직은 한국 타자들에게 조금씩 적응해가는 중이다.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이렇게 적응할 것 같다"며 웃은 뒤 "지금도 계속 공부하고 있다. 타자뿐만 아니라 스트라이크존도 마찬가지다. 야구는 야구다. 어디를 가든 큰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5월 들어 더 강력해진 오간도가 한화의 에이스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