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주권이 아니었다. 돌아온 kt 우완투수 주권이 올들어 가장 빛나는 투구를 했다.
주권은 1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동안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팀이 4-1로 앞선 가운데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팀의 계투라인이 1실점으로 버티면서 시즌 첫 승을 낚았다.
초반부터 쾌조의 투구를 했다. 1회 세 타자를 모두 내야뜬공과 땅볼로 처리했다 2회도 2사후 김주찬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무실점 투구를 했다. 3회 1사후 김지성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고도 버나디나와 이명기를 내야땅볼로 솎아냈다.
팀은 3회초 박경수의 투런홈런과 집중타를 터트려 대거 4득점, 힘을 불어넣었다. 4회말 선두 나지완엔게 좌중간 2루타를 맞고 폭투에 이어 최형우의 2루 땅볼때 첫 실점했다. 그러나 이후 5회까지 무안타로 봉쇄하며 점차 리드를 지켰다. 주권은 5회를 마치고 내려갔다. 투구수는 63개에 불과했다. 25일만의 선발등판인점을 고려해 컨디선 보호차원이었다.
그래도 2군에서 재충전 효과가 보였다. 주권은 토종 에이스로 인정받았지만 4월 선발 3경기 포함 5경기에서 15이닝동안 19실점으로 부진했다. 2군에서 재조정 주문을 받아 4월 24일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2군에서 2경기 선발투수로 나서 11⅔이닝을 8실점했다. 다소 부진한 성적이었지만 직구 스피드가 올라왔다는 판정을 받고 10일 1군 부름을 받았다.
부진한 투구로 재조정 명령을 받은 정대현과 맞교대였다. 피어밴드, 고영표, 로치에 이어 선발진에 자리를 잡아야하는 숙제를 안고 이날 마운드에 올랐다. 우려와 기대가 교차했고 5이닝 소화에 그쳤지만 결과는 어느 정도 성공이었다. 씩씩하게 볼을 뿌렸고 직구와 변화구의 제구력이 남달랐다. 6회부터 심재민 엄상백 배우열 김재윤이 무실점 계투로 승리를 안겨주었다.
전날 피어밴드에게 무득점으로 무장해제를 당한 KIA 타선은 이날도 후유증을 겪었다. 주권은 초구부터 적극적인 승부를 펼치며 KIA 타자들을 잠재웠다. 주권이 복귀 무대에서 안정된 투구를 하면서 kt는 선발진의 퍼즐을 채울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였다.
2016년 9월 3일 수원 LG전이후 114일만에 승리를 따냈다. 주권은 "올시즌 개인 첫 승을 거두어 기쁘다. 팀이 위닝시리즈를 하는데 작은 도움이 되어 기쁘다. 오랜만에 1군 선발등판했는데 긴장은 안했다. 그동안 선발등판해서 안좋은 모습은 다 보여주었다. 그보다 더 안좋은 피칭을 할 수 있겠느냐는 심정으로 편하게 던졌다"고말했다.
이어 "포수 장성우 선배가 직구가 통해야 다른 구종도 힘을 발휘한다고 해서 직구에 신경을 썼다. 2군에 있으면서 부진과 투구에 대해 돌아보았다. 1군 경기에 출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달았다. 앞으로 팬들에게 좀 더 좋은 모습보이겠다"고 다짐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