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비행기 내 전자 기기 반입 금지 조치를 유럽까지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 IT 전문매체 벤처비트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을 오가는 여객기까지 전자기기 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조만간 미국 국토안보부가 직접 강화된 기내 전자기기 반입 금지 사항에 대해 발표할 것이다”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월에도 테러 예방을 명목으로 중동과 북아프리카 13개 국가를 오가는 비행기에 휴대폰과 휴대용 의료기기를 제외한 모든 전자기기를 금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국토안보부는 전자 기기의 기내 반입을 금지하고 모든 전자 기기를 수하물로 보내도록 항공사에 지시했다. 당시 미국 첩보기관이 테러 집단이 전자 장치에 은폐 된 폭탄을 설치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것을 포착해 빠른 대처에 나섰다고 한다.
이번 유럽 비행기 전자기기 반입 조치 역시 테러 저지가 목적이라고 외신들은 보도하고 있다. 국토 안보부 관계자는 12일 직접 항공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보안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존 켈리(John Kelly) 국토 안보부 장관이 직접 나서 국내 테러 위협에 대한 상원 의원들에게 기밀 브리핑을 할 예정이며 항공사 전자기기 반입 금지를 논의할 것이라고 한다.
벤처비트는 “미국의 전자 기기 반입 금지 조치때문에 로얄 요르단 항공, 이집트 항공, 터키 항공, 사우디 아라비아 항공, 쿠웨이트 항공, 카타르 항공, 아랍 에미레이트 항공 및 에티 하드 항공의 미국 직항 노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이번 금지령의 확대로 인해 유나이티드 항공, 델타 항공 및 아메리칸 에어라인 같은 미국 항공사 역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미국 교통 안전 위원회(National Transportation Safety Board)의 관계자였던 피터 고엘스(Peter Goelz)는 “전자 기기 객실 반입 금지 조항이 강화되면 항공사 주요 물류에 큰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자기기의 경우 실제로 리튬 배터리인가 플라스틱 폭발물인지 구분하는 것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자기기의 리튬 배터리가 터져 문제가 되는 경우도 종종 목격됐다. 지난 해 있었던 갤럭시7 발화 사태로 인한 대량 리콜뿐만 아니라 비행기에서 리튬 배터리가 폭발하기도 했다. 리튬 배터리는 이상 발열로 이어지기 쉬워서 언제나 발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리튬 배터리는 에너지 효율 때문에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전자 기기에서 채택되어 활용되고 있다.
항공사들은 이번 조치로 인해 만약 전자기기를 화물칸에 저장해야 된다면 더욱 위험성이 커진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유럽의 항공 당국은 “장거리 비행시 전자 장치를 화물칸에 보관할 경우 리튬 이온 배터리의 발화로 인한 화재 위험성이 커진다”고 경고한 바 있다.
테러와 전쟁에 나선 트럼프 행정부. 이로 인해 항공사와 전자 기기 회사, 배터리 제조사들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mcadoo@osen.co.kr
[사진] 아메리칸 에어라인. 가운데는 존 켈리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 아래는 파나소닉 리튬 이온 배터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