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2승 도전, 지워야 할 3개의 의문부호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5.11 15: 11

5경기 1승4패, 평균자책점 4.05. 우리는 이 선수를 특급이라고 불러야 할까? 하지만 2년간의 어깨 부상에서 갓 돌아온 '괴물' 류현진(30·LA 다저스)라면 그 얘기는 달라질 것이다.
류현진은 12일 오전 9시40분(이하 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리는 '2017 메이저리그' 콜로라도전에 선발등판한다. 앞선 1일 필라델피아전서 5⅓이닝 3피안타 9삼진 1실점으로 973일 만에 승리투수가 된 그의 2승 도전이다.
류현진은 그 사이 부상자 명단(DL)에 이름을 올리며 등판을 한 차례 걸렀다. 2년의 부상 공백을 팀도 배려해주는 것. 이번에도 얄궂게 콜로라도를 맞상대한다. 과연 류현진은 시즌 2승 사냥에 성공할 수 있을까. 세 가지 의문부호를 지워야 한다.

▲ 엉덩이 근육통, 정말 괜찮을까
지난 겨울 새로이 맺어진 노사협약으로 올 시즌부터 메이저리그에는 10일짜리 부상자 명단(DL)이 생겼다. 때문에 각 구단들은 이 제도를 적극 활용, 엔트리 활용폭을 넓히고 있다. 류현진 역시 지난 2일, 주루플레이 도중 생긴 엉덩이 근육통을 이유로 이 10일짜리 DL에 이름을 올렸다.
앞선 2년간 부상에 신음했던 류현진을 지켜본 국내 팬들은 이번 DL 등재를 두고 '컨디션에 이상 있는 건 아닌가'하는 우려의 시각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정말 부상을 당했다거나 컨디션이 떨어진 건 아니라는 보도가 미 현지에서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류현진은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을 뿐 꾸준히 불펜 피칭을 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류현진은 올 시즌 첫 두 경기서 정확히 4⅔이닝 동안 77구를 던졌다. 이후 6이닝 97구, 6이닝 96구, 5⅓이닝 93구를 던지고 있다. 차츰 이닝 소화와 투구수가 늘고 있는 셈이다. 부상을 이유로 등판을 걸렀지만 실상은 컨디션 조절 차원. 이를 감안하면 복귀 후 처음으로 100구 이상 투구를 기대해볼 만하다.
▲ 콜로라도 상대 '2전 3기' 성공할까
류현진의 12일 등판은 올 시즌 여섯 번째 출장이다. 그 중 세 번이 콜로라도를 상대한다. 기막힐 만큼 질긴 인연이다. 류현진은 복귀전이던 지난 8일 쿠어스필드 원정서 4⅔이닝 6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복귀전임을 감안하면 무난한 투구였지만 큰 인상은 아니었다.
콜로라도와 두 번째 만남은 19일 다저스타디움서 성사됐다. 당시 최다 이닝인 6이닝을 던졌지만 3피홈런으로 4실점했다. 쿠어스필드에서 홈런 한 개를 허용했던 그가 정작 다저스타디움에서 세 개의 홈런을 맞은 것. 콜로라도는 올 시즌 22승13패로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1위에 올라있다. 분위기도 좋다. 최근 네 시리즈 연속 우세로 마쳤다.
게다가 천적 놀란 아레나도가 건재하다. 류현진은 부상 이전까지 아레나도를 상대로 7타수 2피안타로 평범했다. 그러나 부상 직후 아레나도에게 두 경기서 5타수 4피안타(2피홈런) 4타점을 허용 중이다. 피홈런 두 방 외에도 2루타 두 개를 맞았으니 그야말로 천적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아레나도다.
전문가들은 투수와 타자의 맞대결이 거듭될수록 타자에게 유리하다고 분석한다. 류현진으로서는 천적 아레나도에게 실투를 주의해야 한다. 시즌 2승은 아레나도 극복 여부에 달릴 가능성이 크다.
▲ 콜로라도는 또 좌완 선발, 타선이 도와줄까
류현진은 앞선 두 차례 콜로라도와 만남에서 매번 같은 선발투수와 맞붙었다. 카일 프리랜드가 그 주인공. 올 시즌 데뷔한 그는 첫 등판서는 6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지만 두 번째 맞대결서는 4이닝 1실점으로 류현진보다 먼저 마운드를 내려간 바 있다.
이번에는 2년차 타일러 앤더슨이다. 앤더슨은 올 시즌 7경기서 2승3패, 평균자책점 6.69로 합격점을 주기 힘든 상황이다. 프리랜드에 비해 성적이 떨어지는 선수다. 류현진에게는 분명한 호재다.
그러나 다저스 타선이 좌완 상대로 고전 중인 점을 감안하면 조금은 아쉽다. 올 시즌 다저스는 평균 팀 타율 2할5푼9리, 팀 OPS(출루율+장타율) 0.756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좌투수를 상대로는 타율(.238)과 OPS(.691) 모두 급락한다. 우완 상대 팀 OPS(0.790)는 좌완 상대에 비해 무려 0.1 가까이 높다.
류현진은 첫 네 경기서 21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2점의 지원을 받았다. 9이닝당 득점 지원은 0.84로 메이저리그 전체 꼴찌 수준이었다. 지난 1일 첫 승을 거둔 필라델피아전서 타선이 5점을 뽑아 류현진의 승리를 이끌어줬다.
물론 류현진의 호투는 필수다. 하지만 그 위에 타선의 지원이 가미되지 않는다면 승리투수가 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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