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필요한 NC와 '불펜투수' 맨쉽이 차이 좁히는 법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5.11 06: 07

커리어 내내 불펜투수였던 NC 외국인 투수 제프 맨쉽(32)이 선발투수로 탈바꿈 중이다.
맨쉽은 10일 창원 마산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전에 선발등판, 5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시즌 7승(무패)을 신고했다. 개막 7경기서 전승.
맨쉽은 여섯 번째 등판이던 지난달 30일 광주 KIA전서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6승을 따낸 바 있다. 2014년 트래비스 밴와트(당시 SK)가 보유 중이던 데뷔 후 최다연승인 5연승 기록을 깨며 KBO리그 역사를 새로 쓴 것. 당시 맨쉽은 "KBO리그 역사 한 페이지에 내 이름을 남겨 기분 좋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로써 7연승. 맨쉽은 역대 최다인 개막 8연승 기록에 1승만을 남겨뒀다. 만일 2연승을 거둔다면 1986년 김일융(당시 삼성)이 세운 대기록을 깨게 된다. 그만큼 '역대급' 스타트를 끊고 있는 것.
맨쉽은 지난해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준우승팀 클리블랜드 소속으로 미국 무대를 경험했다. 불펜투수로 뛴 맨쉽은 지난해 53경기에 등판해 43⅓이닝을 던지며 2승1패,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했다. 불펜투수로서는 흠잡을 데 없는 기록이었다. 때문에 NC가 올 시즌을 앞두고 맨쉽을 데려온 건 스토브리그 최대 성과로 꼽혔다.
그러나 마냥 긍정적인 시선만 있지는 않았다. 맨쉽은 지난해는 물론 메이저리그 8시즌 통산 157경기를 뛰었다. 그러나 이 중 선발등판은 단 열 번에 불과했다. 나머지 147경기는 모두 불펜투수로 나섰다. 메이저리그는 물론 마이너리그에서도 불펜이 맨쉽의 주 보직이었다. NC는 맨쉽을 선발투수로 데려왔다. 때문에 이닝 소화 능력은 의문부호로 남았다.
맨쉽은 이적 발표 직후 "선발투수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매년 시즌 도중 메이저리그에 콜업됐다. KBO리그에서 개막부터 풀 시즌을 선발투수로 소화하는 게 내 목표다"라고 밝힌 바 있다.
맨쉽은 그 다짐을 스스로 지켜내고 있다. 지난 3월 31일 롯데와 개막전에 7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승리를 따낸 맨쉽은 이후 꾸준히 6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네 번째 등판이던 지난달 19일 롯데전서 6.1이닝을 소화했을 뿐이다. 이어 10일 넥센전에도 5이닝 등판. 이닝 소화면에서 '압도적'이라고 칭하기에는 분명 부족함이 있다. 특히 지난 등판과 이번 등판 모두 팔꿈치 근육 뭉침 증상을 호소하며 조기 강판됐다.
김경문 NC 감독은 이러한 시각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김 감독은 "맨쉽은 커리어 내내 불펜으로 뛰었던 선수다. 한순간에 선발투수로 탈바꿈하기를 기대할 수 없다. 좋은 모습을 보일 때 관리해줄 생각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 감독은 평소 "외국인 투수는 6~7이닝을 소화하며 승리나 패배를 자신의 몫으로 결정짓고 마운드를 내려가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맨쉽이 '선발 적응'을 마칠 때까지 기준을 조금 낮추는 셈이다. 이것이 김 감독의 맨쉽 활용법이다.
불펜에서 커리어 대부분을 보낸 맨쉽. 그리고 그에게 '에이스' 역할을 기대하며 데려온 NC. 둘 사이에는 간극이 분명하다. 그 간극을 좁히기 위한 김 감독의 현명한 선택은 아직까지 빛을 발하고 있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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