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고 또 막아라. 투수진!.
최근 8연속 루징시리즈를 기록 중인 kt wiz의 유일한 승리 공식이다. KBO 리그 최악의 타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수들이 실점을 최소화하지 않으면 좀처럼 승전보를 전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거둔 15승 중 3점을 초과하는 실점을 하고도 이긴 건 2경기 뿐이다.
한 경기 3실점은 매우 뛰어난 기록이다. 팀 평균자책점이 3점 이하인 곳은 10개 구단 중 LG 트윈스(2.72)가 유일하다. 전체 투수들로 범위를 넓혀도 마찬가지다. 현재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중 12명만 평균자책점 3.00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kt가 3실점 이하를 기록하며 12승을 거둘 때 내준 점수의 합은 9점에 불과하다. 경기당 0.75점을 내준 것. 승리의 공을 투수들에게 돌려도 이상하지 않다. 만약 3실점 이하 승리를 모조리 투수들의 공으로 돌린다면 kt가 올해 거둔 승리의 약 87%를 투수들이 가져온 것이다.
그만큼 kt 타선은 약하다. kt의 팀타율은 리그 꼴찌로, 리그 평균 2할7푼3리에 한참 부족한 2할4푼에 그치고 있다. 타율 외에도 득점, 타점, 안타, 홈런 등 대부분 지표에서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그런데도 kt가 좀처럼 긴 연패를 당하지 않는 건 일부 뛰어난 선발 투수들 때문이다. kt의 평균자책점은 4.39(전체 5위)로, 리그 평균 4.37보다 높다. 그러나 돈 로치, 라이언 피어밴드, 고영표는 다르다. 3명의 평균자책점만 계산하면 2.54로, 리그 최정상급에 해당한다.
불펜진도 만만치 않다. kt의 불펜진은 리그 정상급이다.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은 3.53(전체 3위)으로 리그 평균(4.58)보다 매우 낮다. 특히 마무리 투수 김재윤은 12경기에 투입돼 8세이브를 올리는 동안 단 1점도 주지 않아 평균자책점 0.00을 유지하고 있다.
로치, 피어밴드, 고영표의 호투에 불펜진의 총력투가 더해지는 날은 kt가 웃는 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상 kt의 유일한 승리 공식인 셈이다. 실제로 3명의 투수가 선발로 등판한 경기서 승리 투수가 된 비율은 50%로, kt의 승률 44.1%보다 높다.
로치, 피어밴드, 고영표와 불펜진의 호투는 kt의 희망이기도 하다. 지금은 유일한 승리 공식이지만 부진한 타선이 타격감을 찾는다면 3명의 선발 투수와 불펜진은 반전의 발판이 될 수 있다. 4월 초까지 보여준 멈출 줄 모르던 상승세도 꿈만은 아닐 것이다. /sportsh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