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의 첫 S존 어필, 일관성 문제 대두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5.11 05: 55

한화 김성근 감독은 올 시즌 심판 판정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특히 스트라이크·볼 판정에 대해선 한 번도 어필하지 않았다. 시즌 전부터 김 감독은 "스트라이크존 확대는 새로운 발전이지만, 반드시 시행착오가 있을 것이다. 서로간 감수해야 할 부분이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그랬던 김 감독이 스트라이크·볼 판정에 처음 어필했다. 10일 대전 롯데전. 1-1 동점으로 맞선 5회초 1사 만루 최준석 타석 때였다. 한화 선발 배영수는 직전 타자 이대호에게 몸쪽 승부를 집요하게 펼친 끝에 볼넷을 허용했고, 최준석에게 던진 4구째 몸쪽 낮은 직구가 볼 판정을 받자 덕아웃에서 일어섰다.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김성근 감독은 구심을 맡은 박종철 심판위원에게 볼 판정 관련 어필을 했다. 이날 좌타자 바깥쪽이자 우타자의 몸쪽 공이 대체로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는데 이 순간은 또 그렇지 않았다. 김감독도 일관성을 문제를 지적하며 짧게 어필하고 돌아섰지만, 그 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이날 경기 전 김 감독은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지면서 투수들이 던질 공이 애매모호해진 게 아닌가 싶다. 스트라이크 잡아준 코스를 다음에 또 던져도 잡아주지 않는다. 심판 스스로도 존이 없는 것이다. 쉬운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전체적으로 존을 넓게 설정하다 보니 일관성도 흔들린다. 
김 감독만의 생각은 아니다. A팀의 타자는 "타자 입장에서 스트라이크존 확대보다 어려운 것은 존의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상대나 우리나 똑같이 잡아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그때 그때 경기 내에서도 존이 수시로 바뀌는 느낌이다. 존이 헷갈리면 거기에 신경을 쓰다 경기가 말리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B팀의 포수도 "넓어진 것 같지만 일관성이 부족하다. 위로 늘어난 것도 있는 반면 옆으로 늘어난 심판도 있어 헷갈린다"고 말했다. C팀의 투수는 "주심마다 스트라이크존에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데 올해는 그게 더 커진 느낌이다"며 일관성을 지적했다. 포지션 가리지 않고 대부분 선수들이 느끼는 문제다. 
C팀의 코치도 "스트라이크존을 넓히고 좁히는 것은 모두 똑같은 조건에서 한다면 문제될 게 전혀 없다. 다만 일관성 있는 적용이 필요하다. 선수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며 "존을 넓혔다곤 하지만 기존 룰이 바뀐 건 아니다. 타자 무릎을 기준으로 어디까지인지 정확한 설정 없이 단순하게 넓히려 한 것이 아쉽다"고 오락가락하는 스트라이크존 문제를 짚었다. 
시즌 전부터 어느 정도 예상된 혼란기이긴 하지만, 5월이 되어서도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어 불신의 골이 깊어진다. 경기력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참다 못한 김성근 감독이 처음으로 어필에 나설 만큼 스트라이크존 일관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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