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만에 라이언 피어밴드(32·kt wiz)의 입지가 달라졌다.
상전벽해(桑田碧海)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피어밴드가 kt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달라졌다. 지난해 시즌 종료 후 피어밴드의 재계약 가능성은 작게 점쳐졌다. kt는 돈 로치를 영입한 뒤 새로운 외국인 선발 투수를 물색했다. kt는 로치 이상의 투수를 데려오길 원했다.
하지만 kt의 바람은 원하는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시즌 종료 후 2달 가까이 새로운 선수를 찾았지만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결국 kt는 피어밴드와 재계약을 체결했다. 창단 구단의 혜택이 사라지는 첫해인 탓에 특급 선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중론이었던 만큼 비난도 적지 않았다.
시범경기가 시작되고 비난은 계속됐다. 피어밴드가 전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피어밴드는 시범경기 2경기에 등판해 9⅓이닝 5실점(평균자책점 4.82)을 기록했다. 팀의 2선발을 맡아야 할 투수다운 기록은 아니었다.
하지만 피어밴드는 정규 시즌이 개막한 후 환골탈태(換骨奪胎)한 듯 달라졌다. 지난달 SK 와이번스와 개막 3연전 마지막 경기에 등판해 7이닝 1실점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10일 KIA 타이거즈전까지 5승 2패를 달성했다. 평균자책점도 1.41로, KBO 리그 평균자책점 순위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외국인 투수로서 팀의 2선발을 책임지는 것은 물론 에이스 역할도 하는 피어밴드는 kt의 승수(15승)의 ⅓인 5승을 기록하며 팀 내 최다승 투수에 올랐다. 비난 섞인 목소리는 완전하게 사라졌다. 로치(2승 3패 평균자책점 3.19)도 제 몫을 하고 있지만, 지금까지의 피어밴드는 그 이상이다.
피어밴드의 활약을 바라보는 시선이 긍정적인 이유는 꾸준하기 때문이다. 피어밴드는 올 시즌 등판한 7경기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했다. 지난 6일 롯데 자이언츠전서는 6이닝 동안 10피안타 4볼넷을 내주는 최악의 컨디션에도 뛰어난 위기관리로 실점을 2점으로 최소화했다.
피어밴드의 이런 모습에 팀 내 입지도 크게 달라졌다. 코칭 스태프와 선수 등 팀 내 구성원들은 피어밴드를 에이스로 여기고 있다. 6개월 전에 kt 유니폼을 계속 입을 수 있을지 걱정하던 피어밴드가 더는 아니다. 피어밴드는 이제 kt를 이끄는 최고의 보배가 됐다. /sportsh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