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기대하던 그 모습으로 서서히 돌아오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손아섭(29)이 2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내는 등 최근 4경기에서 모두 양질의 타구를 뽑아내고 있다.
손아섭은 그동안 들쑥날쑥한 타격감으로 마음고생을 겪었다. 배트를 짧게 잡는 편인 손아섭은 더더욱 배트를 짧게 잡으며 슬럼프 극복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롯데 코칭스태프 역시 손아섭에 대한 고민은 마찬가지였다. 팀 특성상 쉽게 대체할 수 있는 자원도 아니었다. 조원우 감독도 “손아섭의 타격감이 왔다 갔다 하는 것 같다”고 말하며 아쉬움을 내비친 바 있다. 그러나 타격감이 오락가락 하는 시기에도 어떻게든 버티면서 조금씩 되찾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달리 방도가 없었다. 자신의 감각을 되찾을 수 있도록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그런 가운데 손아섭은 지난 7일 사직 KIA전, 10일 대전 한화전에서 2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냈고 최근 4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때려내고 있다. “연속안타가 필요하다”던 조원우 감독의 진단처럼 꾸준하게 안타를 때려내고 있다. 10일 대전 한화전 6타수 4안타(1홈런) 3타점 3득점 활약 포함해 최근 4경기에서 타율 5할2푼6리(19타수 10안타) 2홈런 4타점 7득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특히 본인의 타이밍을 찾은듯 했다. 날카로운 타구 질로 안타를 만들어내고 장타까지 뽑아내고 있다는 것은 손아섭이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2루타 이상의 장타는 선수들의 자신감을 찾는 데는 특효약인데, 손아섭에게 그 모습이 나오고 있다는 것. 장타 유형의 선수는 아니지만 손아섭이 앞선 29경기에서 때려낸 장타는 5개(3루타 2개, 2루타 1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4경기에서 뽑아낸 10개의 안타 중 4개가 장타(2루타 2개, 홈런 2개)였다. 또한 좌측으로 향하는 타구들이 나오고 있는 것은 슬럼프 탈출의 서막이 올랐다고 볼 수 있다. 지난 7일 사직 KIA전 홈런 타구는 좌측 관중석으로 날카롭게 날아가는 홈런이었고 2루타 역시 좌중간 코스였다. 10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2루타 타구는 좌중간 코스로 향했다.
그동안 손아섭은 3번 타자와 1번 타자 자리를 오가며 경기에 나섰다. 이대호가 굳건히 중심을 잡고 있는 가운데, 팀 자체 최적의 타순 조합을 위한 조원우 감독의 테스트이기도 했지만, 헤매고 있는 손아섭에게 보다 편한 자리를 찾아주기 위한 고육책이기도 했다. 조원우 감독은 “손아섭이 뒤에 이대호가 있다 보니 3번 자리에서 다소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올 시즌 3번 자리에서 타율은 2할4리(54타수 11안타) 6타점에 불과했다. 이대호에게 최대한 연결시켜주려는 노력으로 11개의 볼넷을 얻어냈지만 그 여파로 손아섭다운 타격을 잃었다. 그러나 1번 자리에 들어서자 손아섭은 자신의 스윙을 펼치고 있다. 1번에서는 타율 4할4푼7리(47타수 21안타) 2홈런 9타점 12득점 OPS 1.181로 펄펄 날고 있다. 손아섭만의 타격이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4경기 모두 손아섭의 타순은 1번이었다. 우리가 알던 손아섭의 모습이 1번 타순에서는 나오고 있었다.
이제는 현재의 뜨거운 감각을 꾸준히 유지하는 일이 남았다. 올해 아직 5경기 연속 안타는 없다. 경기 후 손아섭은 "최근 타격감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4월에 매우 안 좋았기 때문에 더 이상 떨어질 수 없다는 생각으로 간절하게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고 말하며 향후 활약을 다짐했다.
‘손아섭 걱정은 하는 것이 아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손아섭은 그동안 자신의 커리어를 확실하게 쌓아왔다. 올 시즌에도 다소 부침을 겪었지만 결국 슬럼프 속에서도 꾸역꾸역 버텨가면서 본궤도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