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 달 걸렸다".
최근 KIA 불펜이 회복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김기태 KIA 감독이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앞으로 뒤가 점점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한승혁과 홍건희가 부진에 빠져 2군으로 내려갔지만 김윤동과 임창용이 구위를 회복해 든든한 투구를 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특히 임창용이 최근 소방수로 든든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여기에는 한 달간의 기다림이 있었다. 삼성과의 개막 2차전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후 구위를 찾지 못했다. 김기태 감독은 면담을 통해 단일 소방수가 아닌 집단 소방체제를 운용했다. 임창용은 중간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 주말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3연전에서 모두 등판해 1승 2세이브를 수확했다. 임창용은 개막초반과는 완전히 달라진 구위를 보였다. 커브와 슬라이더를 적절히 섞는 완급투구에 빠른 직구의 힘으로 삼진을 잡는 모습을 보였다. 통산 두 번째로 250세이브를 달성했다. 스스로 "이제 몸 상태가 올라왔다"고 말할 정도로 자신감을 보였다.
김기태 감독은 지난 9일 kt와의 경기를 앞두고 "딱 한 달 걸렸다. 창용이가 마음 고생이 많았다. 한승혁, 홍건희, 김윤동도 초반에 안좋아 큰 형으로서 부담감이 많았을 것이다. 이제부터는 임창용이 소방수이다. 물론 지치거나 연투를 하면 다른 젊은 투수가 나가겠지만 임창용이 세이브 상황에서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임창용이 부진하자 2군으로 내려보내지 않고 1군에서 구위를 끌어올리도록 했다. 세이브 상황이 아닌 큰 점수차에서도 마운드에 올려 투구 감각을 하루 빨리 찾도록 했다. 구위가 점점 좋아지고 무실점 경기가 많아지면서 세이브 상황에서도 듬직한 투구로 승리를 지키는 소방수 본능을 되찾았다. 한 달의 인내가 빚어낸 결실이었다.
김 감독은 임창용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며 구위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믿음이 컸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점수차가 큰 상황에서도 시험적인 투구를 했다. 중간투수로 나서면서 스스로 자존심을 내려놓은 것은 서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선수와 코치가 대화를 많이 했다. 창용이가 감독 마음을 알고 팀을 위해 이해했다. 이제는 300세이브를 달성하면 좋겠다"고 응원하기도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