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같은 5월 반등' 박용택, 기지개 켰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5.10 06: 10

4월은 지나갔다. 그러자 박용택이 조금 더디게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박용택은 전형적인 '슬로 스타터'다. 박용택의 지난 10시즌 1197경기 타율은 3할1푼8리. 그러나 3~4월에는 2할8푼9리로 조금 더딘 스타트를 보였다.
올 시즌 역시 마찬가지였다. 박용택은 4월 타율 2할6푼7리로 역시나 기대에 못 미쳤다. 양상문 LG 감독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당시 양 감독은 "(박)용택이가 봄에 성적이 안 나오는 건 많이 알려진 거 아닌가"라고 믿음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예년에 비해서는 페이스가 빨리 올라오는 것 같은데"라며 부담을 줄여주고자 노력했다.

박용택 본인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진짜 다양한 시도를 해봤다. 시범경기 때부터 페이스를 빨리 끌어올린 시즌도, 오히려 최대한 몸을 늦게 만든 시즌도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같았다. 4월은 늘 힘들다"라고 털어놨다.
바꿔 말하면 5월은 늘 불방망이었다. 박용택은 최근 다섯 시즌 5월 타율이 3할2푼을 상회한다. 박용택은 4월 슬럼프를 겪을 당시 "올 시즌도 5월에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며 한 발 물러나는 모습이었다.
걱정과 달리 5월을 기준으로 박용택은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박용택은 4월 마지막 네 경기서 타율 1할5푼4리(13타수 2안타)에 그쳤다. 그러나 5월의 첫 날부터 4타수 1안타로 예열을 시작하더니 이후 두 경기서 밀터히트를 기록했다.
박용택은 두산과 어린이날 시리즈 첫날에는 벤치에 머물렀고 6일 2차전서는 대타로 기용됐다. 두 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했지만 체력적인 면에서 휴식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리고 박용택은 3차전서 선발출장, 6타수 2안타 6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데뷔 이후 첫 6타점 경기였다. 5월의 시작에 휴식이 맞물려 최상의 시너지를 만든 것이다. LG는 박용택이 선발에서 빠졌던 두 경기, 두산을 모두 꺾은 데 이어 7일 3차전마저 꺾으며 5년 만에 두산을 스윕하는 데 성공했다. 시즌 20승 고지에 오른 건 덤이었다.
7일 경기 후 만난 박용택은 "어린이날 3연전은 우리와 두산 모두에 의미가 있는 경기다. 어린이날 3연전 결과에 따라 우리 팀의 전반기 분위기가 좌우하곤 했는데 이번 두산전 스윕을 계기로 우리 팀이 더 올라섰으면 한다"라는 소망을 드러냈다.
LG는 4월까지 15승11패, 승률 5할7푼7리로 3위에 머물렀다. 4월 종료 직후 양상문 감독은 "만족스러운 한 달이었다"라는 총평을 내렸다. '광토마' 이형종 등 '영건'의 활약이 LG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그러나 이들은 5월 초반 타격감이 조금은 떨어진 모습이다. 그럴 때 박용택이 기지개를 켰다는 점은 팀에게도 반가운 요소다.
늘 그랬듯 4월이 아쉬웠다면, 늘 그랬듯 5월에 치고 올라가면 된다. LG에서 가장 꾸준한 타자 박용택이 살아나면 공격 옵션은 그만큼 다양해질 전망이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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