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질주 금지' 한화 최재훈, "마음대로 안 돼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5.10 06: 12

"저도 모르게 잊어버려요". 
한화 포수 최재훈(28)은 요즘 오른쪽 햄스트링이 안 좋다. 지난달 17일 두산에서 한화로 트레이드된 후 주전 포수로 한 시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뛰다 보니 몸에 무리가 왔다. 수비·타격뿐만 아니라 주루까지 슬라이딩을 적극적으로 하다 보니 햄스트링이 올라왔다. 
이에 한화 김성근 감독은 최재훈에게 '전력질주 금지령'을 내렸다. 김 감독은 "방망이 치고 내야 땅볼이면 뛰지 말라"고 엄명을 내려놓았다. 최재훈도 김 감독은 앞에선 "네"라고 대답했지만 막상 경기에선 달랐다. 김 감독은 "뛰지 말라고 했는데도 안타 치고 오버런 하고, 아주 난리가 났다"며 웃었다. 

그만큼 못 말리는 승부 근성이다. 전력질주 금지를 지키지 못하고 있는 최재훈은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급한 상황이 되면 나도 모르게 잊어버린다"고 말했다. 머릿속에는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막상 경기에 들어가면 몸이 먼저 반응한다. 몸을 사리지 않는 게 최재훈의 야구 스타일이기도 하다. 
김 감독이 "크게 다칠까 걱정된다"며 전력질주를 금할 정도로 최재훈은 한화에서 중요한 선수가 됐다. 지난달 17일 트레이드로 합류한 뒤 단숨에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찬 그는 공격적인 투수 리드로 수비 공헌도가 높다. 송창식은 "재훈이가 타자들의 반응을 그때그때 잘 캐치하고 공을 요구한다"고 칭찬했다. 
원래부터 인정받은 수비력은 놀라울 게 없다. 오히려 기대 이상 타격으로 하위타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올 시즌 23경기에서 49타수 17안타 타율 3할4푼7리 6타점 4득점 6볼넷 2사구 4삼진 OPS .847을 기록 중이다. 득점권 타율도 3할6푼4리로 찬스에서 집중력도 빛난다. 하위타선에 아주 큰 힘이 되고 있다. 
김 감독은 "경기에 자주 나오면서 타격감도 살아나는 게 아닌가 싶다. 처음 올 때보다 방망이 헤드를 이용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최재훈은 "그냥 공 보고 공 치기라는 생각으로 자신 있게 한다. (노리는 공이) 보이면 방망이를 돌린다. 경기에 계속 나가면서 감각이 올라온 것도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한화로선 최재훈이 최대한 다치거나 지치지 않고 시즌 레이스를 치르는 게 중요하다. 아직 풀타임 주전 경험이 없어 체력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경기에만 들어가면 몸을 사리지 않는 최재훈의 승부근성은 말릴 수 없다. 최재훈은 "그동안 이렇게 뛰어본 적이 없다.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기회에 목말랐던 최재훈에게 '적당히'란 없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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