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계속되는 모바일 부진...AI 스피커도 기대 이하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05.10 06: 17

야심차게 내놓았지만 너무 늦었을 뿐만 아니라 차이도 없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야심작 AI 스피커가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전 CEO 스티브 발머는 ‘닷컴버블’이 꺼진 2000년대 중반 당시 회사의 창립자 빌 게이츠의 빈 자리를 완벽하게 메꾸며 회사를 이끌었다. 발머는 재임 기간 동안 MS의 순이익을 3배 이상 늘리며 회사의 안정화를 이끌었다. 발머 시대 MS는 여러 가지 안정적인 수익 사업을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발머는 모바일 시대를 경시하고 대비에 소홀해 IT 업계에서 MS의 위치가 흔들리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여러 가지 문제점으로 인해 MS는 여전히 모바일 시대 적응에 실패하며 PC 시대 IT 기업의 선도자라는 명성이 구겨졌다. PC 시대 MS를 성공의 길로 이끌었던 ‘세컨드 무버(Second Mover)’ 전략은 모바일 시대에서는 전혀 먹히지 않고 있다.

실제로 발머 전 CEO가 스마트폰 시장 진출을 위해 뒤늦게 꺼내든 윈도우폰 카드와 노키아 핸드셋 사업부 인수는 연달아 실패했다. MS의 윈도우폰은 처참한 점유율을 보이며 애플 아이폰은커녕 구글 안드로이드폰에도 밀렸다. 결국 발머는 노키아 인수를 둘러싼 마찰 때문에 스스로 CEO에서 물러났다. 발머의 후임 사티야 나델라 MS CEO는 MS에 필요하지 않은 사업부를 정리하고 주요 사업에만 집중하고 있다. 나델라 CEO의 과감한 시도 끝에 MS는 모바일 시대 아슬아슬하게 막차를 타는 데 성공했지만 여전히 모바일 시장의 주도권을 찾지 못하고 있다. 
MS는 인공지능(AI) 비서 코타나도 윈도우 스마트폰의 낮은 점유율 때문에 iOS 버전과 안드로이드 버전을 동시에 출시해야만 하는 처지이다. 코타나 명칭의 유래는 MS의 최고 인기 게임 ‘헤일로’에 등장하는 AI 코타나를 그대로 따온 것.
헤일로는 MS 역사상 가장 큰 인기를 누린 게임이다. 실제로 헤일로는 “헤일로가 없는 엑스박스는 살 가치가 없다”고 평가받을 만큼 모든 엑스박스(Xbox) 콘솔에서 가장 인기 있는 소프트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코타나는 헤일로의 인기와 달리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MS는 9일(한국시간)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에서 아마존 에코와 구글 홈을 따라잡기 위해 하만카돈과 손을 잡고 코타나를 탑재한 스피커 ‘인보크’를 선보였다. 이미 AI 스피커 시장은 아마존 에코가 약 70% 이상 차지했다. 아마존은 독자적인 알렉사 생태계를 구축해 스피커뿐만 아니라 AI 시장 자체를 주도하고 있다. AI 시장에서만큼은 애플, 구글도 아마존을 추격하는 입장이다.
반전을 노리는 MS는 인보크에게 스피커 최초로 전화 기능을 탑재했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인보크는 MS의 스카이프(Skype)를 탑재해 전화를 주고받을 수 있다. 분명히 이전의 스피커와 차별되는 기능이긴 하지만 혁신이라 보기에는 한참 미흡하다. 이미 업계 선두 아마존은 ‘터치 스크린’ 버전 에코 출시를 통해 전화 뿐만 아니라 화상전화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아마존은 '터치 스크린' 에코를 2017년 6월말 공개할 예정이다.
해외 경제 전문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가을쯤에 출시될 인보크는 지난해 말까지 1천100만대가 팔린 에코가 출시된지 2년만에 나온 것이다”라고 평가할 정도다. 구매자 입장에서 보면 인보크를 수많은 스킬을 제공을 자랑하는 알렉사를 제공하는 아마존 에코 대신 고를만한 이유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MS는 모바일 시장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많은 시도를 하고 있지만 이번에도 실패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mcadoo@osen.co.kr
[사진] 하만카돈 '인보크'. 아마존 '터치스크린' 에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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