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덩이' 이명기 김민식, V트레이드 계보 이을까?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7.05.09 06: 21

KIA타이거즈는 전신 해태를 포함해 프로야구 출범 이후 많은 트레이드를 했다. 성공한 트레이드도 있었지만 실패한 트레이드는 훨씬 많았다. 그래도 성공한 사례를 꼽는다면 3대 트레이드가 있다. 모두 우승으로 이어진 영광의 'V 트레이드'였다. SK에서 이적후 펄펄 날면서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는 복덩이 포수 김민식과 복덩이 외야수 이명기도 우승 트레이드의 역사에 이름을 올릴 것인지 궁금하다. 
▲1983년 서정환 '첫 우승 유격수' 
첫 번째는 1983년 유격수 서정환(전 KIA 감독)이었다. 1982년 원년 타이거즈는 16명의 선수로 시작했다. 당연히 선수가 부족했고 특히 유격수가 마땅치 않았다. 김동엽 초대 감독의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은 김응룡 신임 감독은 복이 있었다. 삼성 서영무 감독의 제의를 받고 서정환을 영입했다. 서정환은 주전 오대석에 밀려 백업신세였는데 서 감독에게 "다른 팀에 보내달라"고 끈질기에 졸랐고 해태와 인연을 맺었다. 

서정환은 수비가 썩 훌륭하지 못했다. 그러나 빠른 발과 작전 수행능력과 센스를 갖췄다. 김응룡 감독은 실책을 하더라도 붙박이 유격수로 기용했다. 26개의 실책을 저질렀지만 공격에서 기여도가 높았고 꾸준히 경기를 하다보니 수비력도 좋아졌다. 유격수 서정환은 1983년 첫 우승을 이끌었고 1987년 신인 백인호가 입단하자 2루로 자리를 옮겼다. 
 ▲1986년 한대화 '우승 해결사의 등장 1'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의 주역 한대화는 1984년 OB에 입단했지만 우등 성적을 내지 못했다. 1985시즌을 마치고 훈련을 하다 간염에 걸렸고 두 달이나 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다. 월급이 나오지 않자 트레이드를 요구했다. 때마침 고향 대전에 빙그레 이글스가 새롭게 창단했다. 그런데 트레이드 발표시 행선지는 빙그레가 아닌 해태였다. 한대화는 트레이드를 거부했고 임의탈퇴선수로 묶이는 소동이 있었다. 
삼각트레이드 해법도 나왔지만 해태가 거부했고 스승 김인식 수석코치가 설득한 끝에 1986년 개막을 앞두고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다. 팀에 적응하더니 찬스에서 유난히 강한 타격을 하며 해결사로 떠올랐다. 이순철, 서정환, 김일권 등이 만든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해결사였다. 모두 16개의 결승타를 쳐냈다. 2할9푼8리, 14홈런, 67타점을 기록하며 우승을 이끌었다. 한대화는 1986년부터 1989년까지 한국시리즈 4연패의 주역이었고 1993년까지 모두 6번의 우승 현장을 지켰다.
 ▲2009년 김상현 '우승 해결사의 등장 2'
트레이드의 역사를 바꾼 사나이였다. 1997년 이후 12년간 무관의 설움을 씻어낸 트레이드였다. 조범현 감독이 이끌던 KIA는 3루수가 없었다. 마운드는 든든했지만 타선도 불안했다. 개막 이후 타선 침묵에 빠졌던 KIA는 트레이드에 나섰고 김상현이 레이더망에 올랐다. 김상현은 KIA에 입단했으나 정성훈에 밀려 백업선수로 밀렸고 결국 LG로 트레이드되었다. LG에서도 가능성을 인정받았지만 꽃을 피우지 못했다. KIA는 투수 강철민 등을 내주고 김상현과 박기남을 받았다.  
김상현은 트레이드와 동시에 붙박이 3루수로 나섰다. 대구 삼성전에서 만루홈런을 터트려 방망이에 불을 지피더니 1년 내내 볼꽃같은 타격을 했다. 타율 3할1푼5리, 36홈런, 127타점을 올렸다. 최희섭과 CK포를 구축했고 나지완까지 막강 중심타선을 만들어 승승장구했다.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의 절대적인 공헌을 인정받았고 MVP까지 수상했다. 그러나 이후 부진과 부상에 빠졌고 2013년 SK로 트레이드되는 운명을 맞았다. 
▲2017년 김민식과 이명기는?
지난 4월 7일 KIA는 SK와 4대4 트레이드를 단행해 포수 김민식, 외야수 이명기, 내야수 노관현과 최정민을 받았다. 트레이드의 효과는 탁월했다. 포수 김민식은 주전 마스크를 쓰고 영민한 투수리드와 철벽 블로킹에 강한 송구능력까지 과시하며 팀을 이끌고 있다. 타율은 높지 않지만 찬스에서 강한 타격을 하고 있다. 외야수 이명기는 2014년과 2015년 3할 타자의 기세를 넘어 대폭발을 일으키고 있다. 선두를 질주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두 선수의 입단으로 KIA는 두 날개를 달았다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아직은 이들이 우승까지 이끌 것으로 장담하기는 이르다. 많은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다. 시즌을 25% 정도만 소화한데다 LG, NC 등 강팀들과 치열한 순위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한 김민식은 체력 변수를 안고 있다.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항상 부상 위험도 있다. 그럼에도 지금의 활약만으로도 타이거즈 역대 트레이드 성공 사례를 찾아보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 우승 트레이드로 귀착될 것인지 더욱 궁금해진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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