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타자들이 힘들게 나갔지만, 좀처럼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두산은 지난 8일까지 3연패에 빠지며 14승 17패로 7위에 머물러있다. 지난해 빠른 속도로 승리를 쌓아가며 압도적인 성적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거뒀던 모습을 떠올린다면 지금의 두산의 성적은 그저 낯설 뿐이다.
올 시즌 두산은 투·타 모두가 흔들렸다. 공교롭게도 올 시즌 두산의 팀 타율(0.272)과 팀 평균자책점(4.60)은 팀 순위와 같은 7위다.
투수진에서는 마이클 보우덴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선발 투수 모두가 지난해보다 페이스가 다소 떨어진 모습을 보여줬다. 여기에 구원 투수 역시 중요한 순간 고비를 넘기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투수진이 전반적으로 흔들린 가운데, 타자들은 비교적 많은 출루에 성공했다. 팀 타율은 낮지만, 두산 타자들은 올 시즌 135개의 볼넷을 골라내며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볼넷을 기록했다. 2위 롯데(115개)와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숫자다.
자연스럽게 1루를 밟을 일도 많아졌다. 올 시즌 두산의 출루율은 0.357로 전체 3위다. 이닝당 약 1.52명의 타자가 출루했다.
문제는 많은 출루에 성공하며 밥상을 차려놓았지만, 마지막 순간 득점으로 연결할 '해결사'가 없었다. 올 시즌 두산의 득점권 타율은 2할6푼6리로 전체 8위다. 득점권에 주자를 놓아도 결국 홈을 밟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여기에 장타율 감소 또한 두산의 잔루를 높이는 요인이 됐다. 지난해 두산은 장타율이 4할7푼3리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안타 3~4개로 조금씩 점수를 내는 것이 아닌 큼지막한 타구를 연이어 내면서 빠르게 점수를 쌓아가는 식이었다.
올 시즌 두산의 장타율은 3할9푼6리로 전체 6위다. 두산보다 아래에 있는 팀은 한화(0.395), 삼성(0.387), LG(0.379), kt(0.336)이다. LG를 제외하고는 모두 두산보다 순위표 아래 있는 팀이다. LG는 팀 평균자책점 2.78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어 타자들의 득점력이 크게 요구되는 상황이 아니다.
득점권에서의 침묵과 장타의 감소는 자연스럽게 많은 잔루로 연결됐다. 올 시즌 두산이 기록한 잔루는 275개로 전체 1위다. 출루가 많은 만큼 잔루는 많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주자를 득점으로 연결시킬 확률이 14%로 전체 7위라는 것을 고려하면 두산 타선의 응집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리그 1위는 KIA로 17%다.)
결국 두산 타자들은 확실한 해결사가 나오거나, 혹은 화끈한 장타로 좀 더 잔루를 지워야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 많은 득점이 이뤄진다면 투수 또한 편안한 상황에서 공을 던질 수 있는 만큼 '투수진 안정'이라는 선순환까지 기대해볼만 하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