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한 명의 비밀 병기를 품고 있다. 지난 2016년 1차 신인드래프트에서 뽑은 이영하(20·두산)다.
올 시즌 두산은 신인 투수의 활약이 눈에 띄고 있다. 비록 타구에 맞는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지만, 신인 김명신은 개막전 엔트리에 깜짝 포함되며 선발과 중간 투수로 배짱 있는 투구를 보여줬다.
김명신이 부상을 당하며 전력에서 이탈하자 이번에는 박치국이 1군에 올라와서 4⅓이닝 동안 13타자 연속 범타를 이끌어내는 등 자리를 잡아갔다.
여기에 올 시즌 신인은 아니지만, 이들보다 1년 먼저 두산에 입단한 이영하도 본격적으로 1군에 첫 선을 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이영하는 선린인터넷고 재학 시절 191cm의 큰 키에서 나오는 150km/h의 강속구를 던지며 고교 최대어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고교 시절 많은 공을 던졌던 이영하는 입단 후 곧바로 팔꿈치 수술을 했다.
지난해 재활로 한 시즌을 통째로 보낸 이영하는 지난 3일 벽제구장에서 열린 경찰청과의 맞대결에서 처음으로 실전 무대에서 공을 던졌다.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나서는 등판이었지만, 이영하는 1이닝 동안 2피안타 1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총 투구수는 24개로 다소 많았지만, 직구 최고 구속이 151km/h나 나오면서 수술 후유증을 완벽하게 털어낸 모습이다.
첫 출발이 좋았지만, 두산 코칭스태프는 "수술을 한 만큼 관리가 필요하다. 앞으로 3~4일 간격으로 등판시켜 1이닝을 맡길 예정"이라며 "단계적으로 몸상태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아직 젊은 만큼 무리하지 않고 충분한 휴식과 관리를 통해 완벽하게 몸을 만들가겠다는 뜻이었다.
철저한 관리를 받은 이영하는 4일 후 나선 두 번째 등판에서 좀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줬다.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열린 화성전에서 8회 마운드에 오른 그는 공 9개로 삼진 1개 포함 삼자범퇴로 이닝을 깔끔하게 막았다. 직구 구속도 150km/h 가까이 나왔다.
150km/h의 강속구를 거침없이 던지는 만큼, 1군에서의 활약도 기대되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이영하의 보고를 받고 있다"라며 "수술한 팔 상태도 좋은 만큼 앞으로 등판하는 것을 몇 차례 더 지켜본 뒤 1군에 올릴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수술한지 얼마 된지 않을 만큼, 선발보다는 중간에서 경험을 쌓도록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올 시즌 두산의 팀 평균자책점은 4.60으로 전체 7위다. 외국인 투수 마이클 보우덴이 빠지면서 선발진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구원 투수의 역할이 중요해졌지만, 이들의 평균자책점은 4.76로 좋지 않다. 이런 가운데 이영하가 1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두산의 마운드는 한층 더 계산이 서게 될 것이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