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유격수 강승호(23)가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강승호는 지난 6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올 시즌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곧바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고 공수에서 존재감 넘치는 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LG의 차기 유격수 고민을 덜어주는 활약이었다.
양상문 감독은 경기 전 "(오)지환이가 그동안 계속해서 경기에 나서면서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어 휴식을 주려고 한다"며 "강승호가 2군에서 공격과 수비 모두 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강승호의 선발 출장 배경을 설명했다.
양상문 감독은 강승호를 하위 타선에 배치하지 않고, 큰 타순 조정없이 유격수-6번타자로 기용했다. 그만큼 강승호를 향한 어느정도의 믿음이 있었다.
양상문 감독의 카드는 적중했다. 강승호는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활약했다. 타격에서는 4회초 만루 상황에서는 2타점 적시타를 날리면서 팀의 빅이닝을 이끌었고, 도루로 상대 배터리를 흔들기도 했다. 수비에서도 실책 없이 제 몫을 했다.
이날 7회말 수비 때 오지환과 대수비 교체돼 그라운드를 나오기 전까지 강승호는 3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성공적인 1군 복귀전이었다.
경기를 마친 뒤 강승호는 "아무래도 지난해 뛰었던 것이 도움돼서 심적인 부담은 덜했다"라며 "2군에서 감독님과 코치님들로부터 수비나 타석에서 2스트라이크 대처법 등 곳곳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덕분에 편하게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해 개막전에서 강승호는 선발 유격수로 깜짝 기용됐다. 1군 데뷔전을 큰 무대에서 하게 된 강승호는 긴장한 모습을 역력하게 보였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더 여유가 생긴 모습이었다. 강승호 스스로도 "훨씬 편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공격과 수비에서 전반적으로 성장했지만, 아직 보완할 점도 있다. 강승호는 4회말 김재환 타석에서 나온 유격수 땅볼을 1루에 송구한 것이 다소 위로 향해 아찔한 상황을 연출했다. 이날 강승호에게 온 첫 타구였다. 당시 1루심은 처음에 세이프로 선언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아웃으로 정정됐다. 강승호로서도 가슴을 쓸어내린 장면이었다. 강승호는 "그 때 공이 잘 안 잡혔다. 부족한 부분인 만큼 앞으로 계속해서 보완하려고 한다"고 되돌아봤다.
올 시즌 종료 후 주전 유격수 오지환이 군 복무를 위해 팀을 떠난다. LG로서는 차기 유격수를 찾는 것이 숙제로 남았다. 강승호에게는 주전 도약을 위한 기회인 만큼 올 시즌 어떻게 시즌을 채워가느냐가 중요해졌다.
강승호는 "내년 주전을 차지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은 크게 없다. 다만 1군 경기에 많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운을 뗐다. 이어서 "유격수인 만큼 수비를 많이 보완하겠다. 올해 어떻게 성적이 날지 모르지만 올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