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결정한 이용규, "빨리 회복할 수 있다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5.07 05: 50

"소금도 뿌렸는데…". 
한화 '주장' 이용규(32)는 6일 대전 kt전을 앞두고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유니폼이 아닌 사복 차림이었고, 오른 손목에 깁스를 한 채였다. 오는 8일 손목 수술을 앞두고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간단히 인사를 하기 위해 찾아온 자리. 하루하루 일전을 벌이는 선수단을 뒤로 하는 이용규의 표정에서는 착잡함이 묻어났다. 
이용규는 지난 3일 문학 SK전에서 8회 스퀴즈 번트를 대고 1루로 뛰다 넘어졌다. 3루 주자 장민석의 홈 아웃·세이프를 보느라 시선이 뒤로 향했고, 그러다 베이스를 잘못 밟았다. 넘어지는 과정에서 오른 손목을 땅에 짚었다. 이튿날 MRI 검진 결과 골절상, 재활에만 8주가 걸린다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이용규는 "넘어졌을 때에도 통증이 크긴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그렇게 안 아팠으니 엔트리에도 안 빠졌는데…"라고 아쉬워했다. 이용규는 부상 다음날에도 엔트리에는 빠지지 않았다. 큰 부상이 아닐 것으로 믿었는데 검진 결과는 그 기대를 저버렸다. 
이용규로선 참으로 안 풀리는 시즌이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입은 팔꿈치 염좌로 개막 20일을 건너뛰었다. 부상 복귀 후 한동안 타격 슬럼프에 시달렸다. 잘 맞은 타구들이 야수 정면으로 향하는 불운이 반복됐다. 이용규는 "답답한 마음에 혼자 그라운드에 소금도 뿌렸었는데 이렇게 다쳐버렸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마냥 넋놓고 있을 이용규가 아니다. 그는 "다음주 월요일(8일) 경희대학교에서 수술을 받기로 했다. 수술하면 회복이 빨라질 수 있다고 하니 해기로 했다"고 말했다. 골절상은 깁스를 한 채로 뼈가 붙을 때까지 기다려도 된지만 이용규는 빠른 복귀를 위해 골절된 부위에 핀을 박는 고정술을 결정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이용규가 집에만 있으니 답답하다고 한다. 수술 후 1군을 따라다니겠다고 한다"며 "수술하면 2주에서 3주 정도 회복이 빨라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당초 7월초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였지만 수술 회복이 잘되면 6월 중순으로 앞당길 수 있다. 한화로선 불행 중 다행이라 할 수 있다. 
이용규는 올 시즌을 끝으로 두 번째 FA 자격을 얻지만 FA 때문에 복귀를 서두르는 건 아니다. 국가대표 소집일수만 123일이 되는데 아직 한 번도 쓰지 않았다. 올 시즌 1군 등록 14일 포함 137일을 벌어놓아 8일만 더 채우면 된다. 복귀를 서두르는 건 개인이 아닌 팀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다. 반복된 부상으로 팀 주장 노릇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자책이기도 하다. 
이용규는 최재훈·하주석 등 몇몇 후배들을 따로 불러 "지금 여기서 분위기 처지면 힘들어지니 이기든 지든 즐겁게 야구하는 분위기를 너네들이 만들어주라"고 부탁했다. 하주석은 "용규형의 말을 잊지 않고 더 파이팅을 내려 한다. 형들이 돌아올 때까지 계속 이기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몸은 잠시 떨어지지만, 이용규의 승부근성이 한화 팀 전체에 진하게 녹아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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