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는 올 시즌 30경기에 나서 타율 3할1푼8리, 5홈런, 26타점으로 타점 부문 공동 선두에 올라있다. 그와 함께 타점 순위표 최상단에 이름을 올린 이는 NC의 모창민이다.
모창민은 올 시즌 팀이 치른 30경기 중 27경기에 출장, 타율 3할4푼3리(105타수 36안타), 5홈런, 26타점을 기록 중이다.
2008년 SK에서 처음으로 1군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모창민은 지난해까지 8시즌 통산 타율 2할6푼7리, 46홈런, 219타점을 기록했다. NC로 적을 옮긴 2013년부터 주전으로 도약하며 2년간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지만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었다. NC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3루에 'FA 최대어' 박석민을 수혈했다.
박석민의 가세로 모창민의 출전 시간은 눈에 띄게 줄었다. 게다가 그는 시범경기 도중 왼 무릎 반월판 손상당하는 악재까지 맞았다. 박석민 탓에 외야로 포지션 변경을 준비하던 그는 6월 말이 되어서야 1군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최종 성적은 63경기서 타율 3할3푼1리, 5홈런, 20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27경기를 치른 시점보다 타점이 적다.
그래서 독기를 품은 걸까. 모창민은 시범경기 때부터 쾌조의 페이스를 보였다. 그는 시범경기 11경기에 나서 타율 3할8푼5리(39타수 15안타), 3홈런, 9타점, 5득점을 기록했다. 홈런과 최다안타, 장타율은 1위였으며 타율도 3위였다. 김경문 NC 감독은 반색을 표하며 "초반에 기회를 많이 줄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모창민은 롯데와 개막전서 역전 2타점 2루타를 비롯,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이후 5경기서 1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4월 11일 LG전서 안타를 때려내며 타격감을 끌어올린 그는 13일 LG전서 4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으로 시즌 첫 손맛을 봤다. 그는 11일부터 팀이 치른 13경기 중 12경기에 나섰는데 그 중 11경기서 안타를 만들어냈다. 18일부터 20일까지 부산 사직야구장서 열린 롯데와 3연전에서는 세 경기 연속 아치를 그리기도 했다.
올 시즌 모창민의 활약이 눈부신 건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득점권 타율. 모창민은 올 시즌 득점권에서 타율 5할3푼3리(30타수 16안타)를 기록 중이다. 리그 전체 3위. 득점권 OPS(출루율+장타율)은 무려 1.392에 달한다. 주자 있을 때로 범위를 넓혀도 타율은 4할4리로 높다.
사실 지난해까지 모창민은 득점권에서 그리 강한 편이 아니었다. 그는 지난해까지 8시즌 동안 득점권 타율 2할7푼8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타율(.267)에 비해 약간 높은 수준. 주자 있을 때 타율(.271) 역시 비슷한 수준이었다.
모창민은 올 시즌 2번과 6번타순을 오가고 있다. 테이블세터와 중심타선의 역할을 병행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2번타자로 나서 타율 3할3푼9리(56타수 19안타), 1홈런, 25타점을 기록 중이다. 이때 출루율은 3할8푼7리. 6번타자로 나설 땐 타율 3할4푼9리(43타수 15안타), 13타점을 기록 중이다. 이때는 출루율이 3할4푼9리로 타율과 같다. 2번타순일 때는 출루에 방점을 찍고, 6번에서는 클린업트리오가 놓친 주자들을 챙기며 타점 본능을 뽐내고 있는 셈이다.
김경문 감독은 "사실 감독으로서 잘 쳐주면 그저 고맙다. 그런데 타순까지 안 가리니 유연한 변화가 가능하다"라며 모창민을 치켜세웠다.
NC는 시즌 초 박석민이 극심한 타격 슬럼프로 1군에서 말소되며 중심 타선 약화를 겪었다. 박석민이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데다 재비어 스크럭스마저 조금씩 타격감이 식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개막 직후부터 꾸준히 맹활약하는 모창민의 존재는 든든하기만 하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