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이대호, 롯데도 함께 휘청인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5.06 05: 36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하다. 롯데 자이언츠의 중심 이대호(35)가 방황하고 있다.
최근 이대호의 타격감은 눈에 띄게 떨어져 있다. 타율 4할 대 중후반에 있던 타율은 현재 3할8푼까지 떨어졌다(8홈런 20타점 OPS 1.097). 현재 성적만으로도 이대호는 충분히 제 몫을 하고 있고 타격 지표 상위권에는 이대호의 이름이 올라와 있다. 초반 타격 페이스, 타석에서 상대에게 주는 위압감, 그리고 모든 공을 골라서 그라운드 구석구석으로 보낼 수 있는 타격 기술에 ‘이대호라면 4할 타율이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나오기도 했다.
4할 타율이라는 것 자체가 달성하기도, 유지하기도 힘든 ‘난공불락의 영역’이기에 이대호의 성적도 다시금 KBO리그에서 활약하던 최전성기(2006~2011년, 타율 .331)의 기록으로 회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현재 이대호는 특유의 경쾌하고 유연한 리듬으로 타격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 무겁고 정교하지 못하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타격 밸런스가 온전치 않은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긴 시즌을 치르다보면 타격에 슬럼프도 오기 마련이고, 타격 사이클에 따라 오르락내리락 하는 단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대호에게도 슬럼프가 찾아온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저 자연스럽게 슬럼프가 찾아올 수도 있지만, 현재 이대호의 타격감이 가라앉는데 영향을 끼칠만한 결정적인 모멘텀이 있다. 지난달 29일 잠실 두산전 퇴장 사건이다. 당시 이대호는 4회초 2사 1,2루에서 타구에 대한 페어 논란과 관련해 ‘판정에 불만을 품고 과격한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퇴장을 당했다.
이후 이대호는 출장정지 등의 징계를 받지 않고 경기에 나서고는 있지만 제대로 된 타격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퇴장 이후 5경기 이대호의 타율은 1할5푼(20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에 그치고 있다. 평소 같았으면 그라운드 안에 들어가야 할 공이 파울이 되고 페어가 되더라도 그라운드에 힘없이 떨어지곤 한다.
이대호 다운 부드러운 스윙과 활기찬 모습, 그리고 미소가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은 이대호도 분명 퇴장 판정 이후 흔들리고 있다는 의미다. 개인적인 타격 밸런스가 외부의 요인으로 흐트러진 것일까라는 의문도 생긴다. 그만큼 퇴장이라는 모멘텀이 이대호에게는 다르게 다가왔을 수도 있다.
타선의 기둥인 이대호가 흔들린다면 팀 타선 전체가 자연스럽게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타선의 침체는 최근 몇 경기 동안 계속 이어져 온 문제이긴 했다. 그 와중에도 이대호는 중심을 지키며 타선을 지탱해 왔는데 이제는 이대호까지도 침묵의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팀의 전체적인 투타 밸런스도 무너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현재 롯데는 15승15패 5할 승률을 거두고 있지만 위험요소가 드러났다.
롯데는 지난 5일 사직 KIA전 역시 득점권에서 13타수 2안타로 침묵했다. 이대호도 두 번의 득점권 타석에서 타점 1개가 있었지만 모두 내야 땅볼로 물러났다. 이 중 한 번은 병살타로 처리됐다.
확실한 해결사이자 팀의 정신적 지주가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하니 팀 타선 역시 곧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힘들어진다. 그런데 달리 방도도 없다. 굳건했던 이대호로 돌아오는 수밖에 없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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