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없는 타령하고 있을 때 아니다".
한화는 올 시즌 내내 한 번도 베스트 전력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주축 선수들 부상이 전염병처럼 번진 탓이다. 김성근 감독은 "우린 부상이 전염병이다. (부임 후) 3년 동안 베스트 전력이 되지 않고 있다. 선수단 구성이 고령화됐고, 전체적인 구장 그라운드가 딱딱한 영향도 있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지난주부터 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가 팔꿈치 염증, 송신영이 무릎 통증, 김태균·이성열이 햄스트링 근육 손상, 최진행이 옆구리 근육 손상, 이용규가 손목 골절로 계속 이탈했다. 포수 허도환마저 햄스트링 통증 탓에 5일자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최근 열흘 사이에만 무려 7명이 부상으로 전력 외가 됐다.
여기에 1군 엔트리에는 빠지지 않았지만 주전 3루수 송광민이 햄스트링 통증을 안고 있고, 포수 최재훈도 최근에는 몸 상태가 썩 좋지 않다. 김성근 감독은 "마음 같아선 당장 3루에 송광민을 쓰고 싶지만 그러다 또 다칠까 겁난다. 여기서 더 다치면 한 달은 쉬어야 한다"며 "우리 팀은 뛰지 않고 야구할 수 없나 싶다"는 씁쓸한 농담을 던질 정도로 가음 속이 답답하다.
그렇다고 마냥 좌절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오히려 한화는 주중 SK와 원정 3연전을 2승1패 위닝시리즈로 장식했고, 5일 kt와 홈경기도 13-1로 크게 이겼다. 윌린 로사리오와 정근우·김경언·하주석 중심으로 타선이 힘을 냈다. 줄부상 공백으로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였던 이번 주였지만 3승1패로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 없는 속에서 최대한 전력을 이끌어내려 한다.
김 감독은 "지금 없는 타령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며 "5월을 어떻게 버티느냐 문제가 아니다. 하루하루 어떻게 싸울지에 집중해야 한다. 이제부턴 2군에서도 하나둘씩 선수들이 올라올 것이다. 매일 아침 비디오로 (전날) 2군 경기를 보고 있다. 숫자로 잘 나타나지 않는 부분을 체크하고 있다. 1군 전력에서 될 만한 선수들을 찾아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미 움직임이 시작됐다. 지난 5일자로 육성선수 신분의 포수 박상언이 정식선수로 전환됐다. 박상언은 2군 퓨처스리그 20경기에서 타율 3할2푼2리 19안타 1홈런 9타점 11득점으로 활약했다. 김 감독은 "박상언을 집어넣은 건 팀이 얼마나 급한지 보여준다. 포수가 급한 만큼 (경기 후반에는) 로사리오까지 생각하고 있다. 본인도 오케이했다"며 최악의 상황을 대비했다.
김 감독은 "이제부턴 힘든 싸움이 될 것이다"면서도 굴하지 않고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더 이상의 '없는 타령'은 없다. 고참 정근우도 "팀이 비상 상황이지만 젊은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다. 이번주 고비 아닐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지금 이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