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불펜진 최고의 ‘믿을맨’ 다운 역투를 펼쳤다. 실점을 허용했지만 결국 총력전 승리의 밑거름을 만들었다.
KIA는 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5-3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의 밑거름에는 2⅓이닝 동안 54개의 공을 던지며 1피안타 4볼넷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한 김윤동이 있었다. 비록 앞서고 있던 상황에 등판해 동점을 허용했지만 이후 위기 상황들을 억제하면서 팀의 투수진 소모를 최소화시켰다.
이날 양 팀은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이며 팽팽하게 맞섰다. KIA가 4회초 나지완의 투런포로 앞서갔고, 롯데가 5회말 KIA 수비진의 실책과 최준석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7회초 KIA가 1사 1,3루에서 김주찬의 땅볼로 행운의 리드를 가져왔다. KIA가 리드를 가져왔다고 한들, 승리를 지키기 위해선 아웃카운트 9개가 더 필요했다.
KIA는 선발 팻딘을 내리고 김윤동을 투입했다. 최근 6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었고 최근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66(13⅔이닝 1자책점)으로 현재 KIA 불펜진 가운데 가장 안정감 넘치는 투수였다. 짧은 이닝과 긴 이닝을 넘나들면서 초반 다소 불안했던 KIA 불펜진에 힘을 불어넣고 있었다. KIA 벤치는 김윤동으로 근접전의 위기를 틀어막겠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김윤동이 이날은 다소 불안했다. 선두타자 손아섭에 안타를 허용한 뒤 김동한을 희생번트로 처리했지만 최준석에 볼넷을 허용해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김윤동은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1사 1,2루 이대호 타석에서 폭투를 범하며 1사 2,3루로 위기를 증폭시켰다. 결국 1사 2,3루에서 이대호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지만 3루 주자의 실점을 막지 못했다. 3-3 동점.
그러나 김윤동의 부담을 벤치가 덜어줬다. 롯데가 대타 강민호를 내세우자 KIA 벤치는 곧장 고의 4구를 지시했다. 김윤동의 구위가 좋다고 하더라도 굳이 승부를 할 필요가 없었다. 이어진 2사 1,3루 김문호 타석 때 다시 한 번 폭투를 범한 김윤동. 2사 2,3루가 됐고 다시 1루가 비었다.
KIA 벤치는 다시 한 번 고의4구를 지시하며 누상을 모두 주자들로 채웠다. 다음 타자가 이미 멀티 히트를 기록한 앤디 번즈였지만 김윤동의 구위를 믿었다. 그리고 김윤동은 벤치의 작전과 벤치의 믿음에 부응했다.
앞선 타자들과의 승부에서처럼 김윤동은 번즈와의 승부를 피하지 않았다. 빠른공의 구위를 통해 높은 코스와 낮은 코스 스트라이크존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그리고 2B2S에서 한가운데 빠른공으로 윽박지르며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김윤동 스스로가 만든 역전의 위기를 스스로 이겨내는 강인함까지 선보였다.
김윤동은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김사훈과 문규현을 모두 뜬공 처리한 뒤 손아섭에 볼넷을 내줬지만 김동한 역시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해 8회까지 마무리 지었다.
이후 김윤동은 다시 한 번 9회 마운드에 올라왔다. 힘에 부칠 법했지만 김윤동은 씩씩했다. 선두타자 나경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비로소 김윤동의 임무가 마무리 됐다. 이대호와 승부를 앞에 두고 임창용과 교대되어 마운드를 내려갔다.
롯데가 6명의 투수를 투입한 반면, KIA는 김윤동 이후 임창용 1명만 투입해 경기를 마무리ㅣ 지었다. 그리고 KIA는 연장 10회초 2점을 뽑아내며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