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어린이날에 이어 또 한 번의 만루 홈런. 한화 정근우가 어린이 날의 사나이로 거듭났다.
정근우는 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벌어진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와 홈경기에 1번타자 2루수로 선발출장, 2회 승부에 쐐기를 막는 만루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5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정근우의 활약에 힘입어 한화도 kt를 13-1로 크게 제압했다.
1-0으로 리드한 2회 1사 만루 찬스. 정근우는 kt 좌완 선발 정성곤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6구째 몸쪽 높게 들어온 체인지업을 놓치지 않았다. 맞는 순간 높게 뻗은 타구는 좌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0m, 시즌 2호 홈런. 개인 통산 5번째 만루포였다.
정근우는 "경기 전 첫째 아들(재훈군)이 '아빠 어느 팀이랑 경기하냐'고 묻길래 kt랑 한다고 했다. 그런데 아들이 2년 전 kt전 어린이날에 홈런 친 것을 기억하고 있더라. '아빠가 오늘도 오늘 또 홈런 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그렇게 됐다. 운 좋게 찬스가 왔고, 그게 결과로 이어져 나도 소름이 돋았다. 가족들이 전부 경기장에 왔는데 좋은 선물을 준 것 같아 굉장히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정근우의 첫째 아들 재훈군 기억대로 정근우는 2년 전 어린이날에도 만루 홈런을 쳤다. 그것도 같은 대전 홈구장, kt전, 좌완 투수 상대로 비거리 110m 좌월 만루포였다. 어린이날을 맞아 올해도 두 아들 재훈군과 지완군, 그리고 막내 딸 수빈양이 야구장을 찾아 아빠를 응원했고, 만루 홈런을 두 눈으로 직접 보며 짜릿함을 만끽했다.
정근우는 "우리 아이들과 경기장을 찾아준 어린이팬들에게 좋은 선물이 됐으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경기 후 아버지를 만나러 덕아웃에 내려온 세 자녀도 함께 기뻐했다. 첫째 아들 재훈군은 "아빠 너무 멋있다"며 정근우의 품에 안겼다. 자랑스런 아버지가 된 어린이날이었다.
아울러 정근우는 홈런 상황에 대해 "체인지업을 노린 건 아니었다. 최근 타석에서 스윙이 커지고 있어 짧게 치려고 한 것이 스윗스팟에 맞아 홈런이 됐다"며 "부상 선수들이 많지만 젊은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어 생각보다 성적이 잘 나고 있다. 이 분위기를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