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23·니혼햄)를 모셔가기 위한 움직임일까.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일본프로야구(NPB) 측에 포스팅시스템 개정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스포츠매체 '스포츠호치'는 5일 "올 오프시즌을 위해 MLB 사무국이 포스팅시스템 수정안을 제시할 방침이다"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오타니에 초점을 맞춘 포석이라고 덧붙였다.
MLB와 NPB는 포스팅 입찰액을 두고 수년째 줄다리기 중이다. 세이부 소속이던 마쓰자카 다이스케는 2006시즌 종료 후 보스턴으로부터 포스팅 금액으로만 5111만달러를 받았고, 니혼햄 소속이던 다르빗슈 유도 5170만달러(텍사스) 포스팅을 기록했다.
MLB사무국은 과도한 입찰 경쟁을 막고자 포스팅 금액의 상한선을 설정했다. 지난 2013년 MLB와 NPB가 체결한 현행 제도는 포스팅 입찰액 상한선을 2000만 달러 이하로 정한 것이 골자다. 갑을관계에서 을에 놓인 NPB는 MLB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이후 다나카 마사히로(뉴욕양키스)와 마에다 겐타(LA다저스) 모두 2000만달러를 받았다.
그러나 MLB는 '귀한 몸' 오타니를 모셔가기 위해 이 제도 자체에 손질할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번 스포츠호치의 보도는 뜬소문으로 떠돌던 이야기가 수면 위로 올라와 의미가 있다.
프로 5년차인 오타니는 FA 자격을 얻으려면 4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구단의 동의가 있다면 포스팅을 통해 MLB 문을 두드릴 수 있다. 니혼햄은 '올 시즌 종료 후 오타니가 원한다면 미국행에 동의한다'는 방침을 내걸은 상태다.
고교 졸업 후 곧장 미국으로 건너가려던 오타니는 니혼햄의 '투타 겸업 허용' 등 적극적 구애에 마음을 돌렸다. 오타니는 지난해 '10승-22홈런'을 기록하며 퍼시픽리그 MVP에 오르는 등 그야말로 괴물이 됐다. 올 시즌에는 왼 허벅지 근육 손상으로 8경기 출장, 타율 4할7리(27타수 11안타), 2홈런, 3타점에 그치고 있다. 5월 복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편, 오타니를 향한 열기 탓에 웃지 못할 해프닝도 발생했다. 지난 11월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일본과 멕시코 대표팀의 평가전이 있었다. 당시 멕시코 대표로 나선 아드리안 곤살레스(LA 다저스)는 구단 물품이 담긴 가방을 오타니에게 선물했다.
스포츠호치 보도에 따르면 곤살레스는 MLB 사무국의 엄중 경고를 받았다. 포스팅 제도는 협상 허용 전까지 선수와 어떠한 접촉도 불허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오타니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구단들의 노력은 엄청나다. 샌디에이고는 오타니가 참가하는 조건으로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니혼햄이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나에 있는 훈련장을 무료로 쓰도록 배려하고 있다. 전설적 마무리투수였던 트레버 호프만을 오타니와 만나게 하기도 했다.
올 시즌 종료 후 오타니의 행선지는 어디로 될까. 벌써부터 이목이 쏠린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