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은 외국투수가 없어도 최강 토종선발진이 있다.
프로야구는 투수놀음이다. 투수 중에서도 외국선발투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맨쉽(NC)과 헥터(KIA)는 시즌 6승씩을 달성하며 다승왕을 노리고 있다. 초반 기세가 떨어졌지만 피어밴드(kt)는 4승으로 kt의 에이스 역할을 다하고 있다. 니퍼트(두산)와 소사(LG)도 3승씩 해주고 있다. 외국투수가 잘해주고 있는 팀들은 대부분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반면 넥센의 선발로테이션은 외국투수들의 부상 또는 부진으로 어그러졌다. 110만 달러를 주고 영입한 션 오설리반은 1선발감으로 꼽혔다. 하지만 세 번의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15.75를 기록한 그는 지난 3일 퇴출됐다. 에이스 밴헤켄(2승1패 평균자책점 4.13)은 지난달 26일 어깨통증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
넥센은 국내선수만으로 선발로테이션을 꾸리고 있다. 부상에서 돌아온 한현희(1승 평균자책점 2.30)와 조상우(2승 평균자책점 1.50)가 선발진에 복귀한 것이 다행이다. 지난해 신인왕 신재영(3승2패 2.75)과 최원태(3승3패 평균자책점 3.86)는 3승씩 책임지며 실질적 에이스 역할을 맡고 있다. 양훈(2승 평균자책점 4.91)은 밴헤켄의 자리를 메우고 있다.
넥센이 올린 14승 중 국내선발투수가 올린 승리는 9승에 달한다. 밴헤켄이 올린 2승까지 더하면 선발투수들이 11승을 책임졌다. 그만큼 선발투수들이 제 몫을 해주고 있다는 말이다. 오설리반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음을 감안할 때 국내투수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지난해 2승3패를 기록한 최원태는 올 시즌 이미 3승 3패를 거두고 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이닝소화능력이다. 최원태는 6번의 등판에서 총 42이닝, 평균 7이닝을 소화했다. 실제로 4월 4일 롯데전 6이닝 5실점이 가장 빠른 강판이었다. 최원태는 4월 27일 두산전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8이닝을 소화했다. 향후 최원태가 완투나 완봉까지 할 수 있는 투수임을 증명한 셈이다. 3일 KIA전에서도 최원태는 7이닝 2실점으로 잘 던지고 패전했다. 타선지원만 있었다면 오히려 승리투수가 됐어야 할 경기였다.
신재영도 인상적이다. 신재영은 4일 KIA전에서 7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3승을 챙겼다. 신재영도 6번의 등판에서 39⅓이닝을 던져 평균 6⅔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가장 빨리 강판당한 4월 11일 kt전도 5이닝 무실점으로 잘했다. 신재영은 새로 갈고 닦은 체인지업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하지만 주무기 슬라이더가 잘 먹히고 있다.
시즌 3승 달성 후 신재영은 “외국선수들이 부진해 어렵지만 국내선수들이 다들 잘해주고 있다. 나도 들어가서 열심히 잘하려 한다”며 투수진을 칭찬했다. 우려를 모았던 2년 차 징크스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신재영은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 했는데, 은근히 2년 차 징크스가 신경 쓰이더라. 코치님이 편하게 던지라고 하셨다”며 웃었다.
넥센은 국내투수들의 분전으로 버티고 있다. 하지만 장기레이스에서 잘하려면 외국선수의 도움이 절실하다. 넥센은 4일 새 외국투수 제이크 브리검 영입을 공식발표했다. 그는 다음 주부터 실전에 투입될 예정이다. 밴헤켄 역시 1군 복귀를 앞두고 있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밴헤켄과 브리검이 원투펀치로 자리 잡으면, 3~5선발은 다른 팀에게 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선발에서) 남은 선수를 중간으로 돌릴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