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첫 안타' 김규민, "이대형 같은 타자 되겠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5.05 10: 00

인생에서 기회는 언제 올지 모른다. 준비된 김규민(24·넥센)은 그 기회를 확실하게 잡았다.
넥센은 4일 오후 고척 스카이돔에서 벌어진 ‘2017시즌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와 3차전에서 9-1로 승리했다. 넥센은 KIA전 시즌 첫 승을 신고하며 2연패서 탈출했다.
경기 중 돌발변수가 생겼다. 넥센이 2-1로 앞선 4회말 2사 2,3루에서 박정음이 타석에 섰다. 투수 고효준이 던진 공이 박정음의 오른쪽 손등을 맞췄다. 박정음은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향했다. 다행히 검진결과 박정음은 뼈에 이상이 없고, 타박상만 입었다.

장정석 감독은 긴급하게 김규민을 중견수로 투입했다. 퓨처스리그서 3할7푼 4홈런 16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던 그는 지난 2일 올 시즌 1군에 처음 등록됐다. 주로 대주자로 활약하던 그의 투입은 갑작스러운 결단이었다. 예상치 못한 교체출전에도 불구 김규민은 무난하게 활약했다.
기회는 7회에 찾아왔다. 선두타자 김규민은 손영민을 상대로 1군 첫 안타를 뽑았다. ‘주장’ 서건창이 후속타로 화답했다. 투수가 손영민에서 박지훈으로 교체됐다. 박지훈이 연속 폭투를 던지자 3루 주자 김규민이 직접 홈을 밟았다. 역시 1군에서 올린 그의 첫 득점이었다.
넥센은 허정협의 2타점 적시타, 김민성의 1타점 적시타가 터졌다. KIA 3루수 서동욱이 이정후의 평범한 뜬공을 놓치는 실수까지 범했다. 이 때 허정협이 홈인했다. 넥센은 7회말에만 대거 5득점하며 8-1로 달아나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김규민의 첫 안타가 넥센 타선의 폭발에 도화선 역할을 톡톡히 했다.
경기 후 만난 김규민은 “1군 첫 안타였다. 아직 기념볼은 못 받았다. 2군에서 연습을 많이 했던 덕분인 것 같다”며 첫 안타 소감을 전했다.
김규민은 2012년 6라운드 58순위로 넥센에 입단했다. 당시만 해도 그는 유망한 투수였다. 부상으로 1년 재활을 거친 그는 타자로 전향했다. 2군에서 뛰며 수년간 혹독한 시련을 이겨낸 그다. 1군서 뛸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김규민은 2016시즌 주로 대주자로 활약했지만 타석에 설 기회는 없었다. 그리고 2017시즌 김규민은 1군 세 번째 타석 만에 첫 안타를 때려 존재감을 과시했다.
김규민은 “제대로 야수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에는 대주자로 많이 뛰었지만 타격은 감이 없었다. 김민성, 고종욱 형들에게 많이 물어봤다. 안타가 되던 아웃이 되던 삼진을 적게 먹자고 신경을 많이 썼다”고 밝혔다. 
넥센에는 쟁쟁한 외야수들이 많다. 여기에 올 시즌 혜성같이 등장한 이정후와 허정협도 외야수다. 김규민에게 다시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김규민은 언제나 그렇듯 묵묵히 기회를 엿볼 것이다. 김규민은 “이대형 같은 타자가 되고 싶다”며 넥센의 차세대 중심타자를 꿈꿨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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