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만난다. 현재 KBO리그 승리기여도(WAR) 나란히 1위와 2위에 올라 있는 최형우(KIA)와 이대호(롯데)가 사직벌에서 충돌한다. 지난해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250억 원(최형우 100억 원, 이대호 150억 원)이 오가게 한 이들의 첫 자존심 대결이 펼쳐진다.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는 5일부터 7일까지, 부산 사직구장에서 올 시즌 첫 맞대결을 가진다.
영호남을 대표하는 팀들이자 전통의 라이벌인 두 팀이 올 시즌 첫 번째 맞대결을 가지는 만큼 많은 관심이 쏠리는 매치업이다. 무엇보다 양 팀의 4번 타자이자, 올 시즌을 앞두고 나란히 FA 계약 총액 100억 원이라는 '유리 천장'을 깨뜨린 이들이 처음으로 자존심 대결을 펼치는 자리이기에 더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최형우는 올시즌을 앞두고 4년 100억 원의 금액을 받고 KIA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그리고 그 금액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현재 최형우는 KIA의 4번타자로 29경기에서 타율 3할7푼(100타수 37안타) 6홈런 2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98의 성적으로 100억 원이 아깝지 않은 성적을 내고 있다. 최형우가 가세하면서 KIA 타선의 중심이 잡혔고 짜임새가 생겼다. 그리고 고비마다 해결사 역할(결승타 3개)을 해내면서 KIA를 리그 1위로 이끌고 있다.
‘돌아온 부산 사나이’ 이대호는 최형우보다 더 많은 금액을 받고 6년 만에 다시 친정으로 복귀했다. 일본과 미국을 거쳐 더욱 완성형 타자로 돌아왔고, 롯데를 상징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상징성에 역대 최고액 150억 원의 금액을 받았다.
그리고 그 금액이 아깝지 않은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타율 3할9푼4리(104타수 41안타) 8홈런 19타점 OPS 1.132의 성적을 마크하고 있다. 그라운드 내에서의 해결사 역할 뿐만 아니라, 팀의 덕아웃 리더로서 구심점 역할까지 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대호 존재 하나만으로 잠시 야구장을 떠났던 부산 야구팬들이 야구장으로 다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최형우와 이대호 중 누가 더 나은 타자라는 우열을 가리는 것은 힘들다. 이대호가 2010년 타격 7관왕을 하는 등 해외 무대로 나가기 전까지 KBO리그를 호령했고, 이대호가 떠난 뒤에는 최형우가 그 자리를 물려받아 KBO리그 최정상급 타자로 활약했다.
공통점은 모두 현재 팀 타선의 중심이자 해결사라는 것. KBO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가 집계한 대체선수대비 승리 기여도(WAR)에서 최형우와 이대호는 나란히 리그 1,2위를 달리고 있다(최형우 2.04, 이대호 1.94). 이들의 존재감과 기여도가 팀 내에서는 가장 으뜸이고, 리그 전체로 놓고 봐도 이들만한 팀 내 존재감을 가진 선수는 없다는 것이 기록으로도 증명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최근 5경기 페이스가 주춤한 것도 비슷하다. 최형우가 타율 2할7푼8리(18타수 5안타) 1홈런 2타점, 이대호가 2할2푼2리(18타수 4안타) 1홈런 1홈런 2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주중 시리즈에서 KIA와 롯데는 각각 넥센과 kt를 상대로 위닝시리즈를 부산으로 내려왔다. 상승세를 잇기 위해선 주말 3연전 역시 쉽게 놓칠 수 없다. 과연 최형우와 이대호의 첫 맞대결에서 팀과 자신의 자존심을 모두 세울 자는 누가될까. 야구팬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주말의 부산 사직구장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