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희운(22·kt)이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가능성을 남기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류희운은 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팀간 3차전 맞대결에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지난 2014년 우선지명으로 kt에 입단한 류희운은 2014 시즌 종료 후 팔꿈치 수술로 재활에 나섰고, 지난해 6월이 돼서야 마운드에 1군에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 류희운은 1군과 2군을 오가면서 구원투수로만 5차례 나와 8⅓이닝 10실점의 성적을 남겼다.
꾸준히 선발 준비를 하던 류희운에게 1군 등판 기회가 찾아왔다. kt는 롯데와의 1차전과 2차전에서 정대현과 라이언 피어밴드가 선발 등판했다. 원래대로라면 이날 정성곤이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모두 좌투수인 만큼 김진욱 감독은 중간에 우투수 한 명을 넣어서 변화를 꾀함과 동시에 다른 선발 투수들에게는 하루의 추가 휴식을 주겠다는 뜻으로 류희운을 예고했다.
김진욱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류희운은 구위도 좋고, 장래가 기대되는 선수다. 올 시즌 캠프에서 투수다워졌다"라면서 "캠프에서 했던 것을 그대로 마운드에서만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김 감독은 "그러나 중심타선을 어떻게 상대하는 지, 주자가 나간 뒤에는 어떤 행동을 하는 지 등을 체크해 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첫 선발 등판. 이날 류희운은 최고 148km/h 직구를 비롯해 슬라이더, 커브, 포크, 체인지업을 골고루 던지면서 롯데 타자들을 침착하게 상대했다. 류희운이 기록한 성적은 3⅔이닝 4피안타(2피홈런) 1볼넷 2탈삼진 3실점. 피홈런 2방이 '옥에 티'였지만, 공격적으로 피칭을 펼치면서 롯데의 타자들과 맞붙었다.
류희운은 1회초 나경민-김동한-손아섭을 모두 내야 범타로 막으면서 산뜻한 출발을 했다. 그리고 2회초 이대호가 버티고 있는 롯데의 중심타선을 만났다. 리그 최고의 타자 이대호를 만났지만 류희운은 침착하게 공을 던졌고, 2볼-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몸쪽 커브공으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이후 최준석의 안타와 강민호의 홈런으로 2실점을 했다. 실점에 흔들릴 법도 했지만, 류희운은 김문호와 번즈를 각각 삼진과 유격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면서 이닝을 마쳤다.
3회초 선두타자 문규현을 1루수 실책으로 내보냈다. 그러나 이번에도 흔들리지 않고 침착하게 나경민에게 병살타로 이끌어내 주자를 모두 지웠다.
비록 4회초 이대호에게 홈런을 허용한 뒤 최준석의 안타와 김문호의 볼넷으로 이닝을 마치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김진욱 감독은 "일단 임시 선발인 만큼, 오늘 경기 뒤 2군에서 다시 공을 던지면서 차근 차근 키워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진욱 감독의 말대로라면 류희운은 오늘 이후 다시 2군에서 몸을 만들어갈 확률이 높다. 그러나 선발 데뷔전에서 충분히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다음 등판을 더욱 기대하게 했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