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 오리올스가 한 경기에서 2명의 선수가 차례로 퇴장당했다. 메이저리그 커미셔너에게 직접 경고를 받은 여파다.
볼티모어는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벌어진 2017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 원정경기에 2-4로 졌다. 선발 케빈 가우스먼이 2회 위협구를 이유로 퇴장된 뒤 5회에는 아담 존스가 심판 판정에 불만을 나타내다 퇴장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발단은 지난달 22~24일 캠든야즈에서 치러진 3연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2일 경기에서 마차도가 병살을 막기 위해 2루로 깊은 슬라이딩을 들어가다 보스턴 더스틴 페드로이오와 충돌했다. 경기 후 마차도가 문자 메시지로 사과했지만 24일 경기에서 보스턴 투수 맷 반스가 마차도에게 머리 쪽으로 향하는 위협구를 던졌다. 반스는 4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앙금은 2일부터 펜웨이크파에서 시작된 4연전에서 깊어지고 있다. 2일 경기에서 볼티모어 투수 딜런 번디가 보스턴 타자 무키 베츠를 맞히자 이튿날 3일 경기에서 보스턴 크리스 세일이 볼티모어 마차도의 무릎 쪽으로 위협구를 던져 경고를 받았다. 이에 마차도가 "나를 맞히는 투수에겐 배트를 들고 달려가 때릴 수 있다"고 강경 발언을 했다.
설상가상 존스가 펜웨이파크에서 관중들로부터 인종차별 발언을 들으면서 두 팀 사이에 긴장감이 상승했다. 물리적인 충돌은 없었지만 언제 터질지 시한폭탄 같은 상황이 이어지자 보다 못한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가 나섰다. 빈볼 시비가 붙은 양 팀 선수들에게 위협구를 멈추지 않으면 제재 조치를 내릴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그 여파가 4일 경기에 나타났다. 볼티모어 선발 가우스먼은 2회 선두 잰더 보가츠를 초구에 맞혔다. 패스트볼이 아닌 76.6마일 느린 슬라이더로 타자를 맞히겠다는 고의성은 전혀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샘 홀브룩 구심은 일말의 망설임 없이 가우스먼을 퇴장시켰다. 양 팀 사이의 빈볼 시비를 막기 위해선 강경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가우스먼과 벅 쇼월터 감독이 어필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설상가상 5회초에는 아담 존스가 삼진을 당한 뒤 퇴장됐다. 5구째 공에 헛스윙 삼진을 당한 존스가 뒤돌아서며 불만을 나타내자 구심이 곧장 퇴장 명령을 내렸다. 4구째 드루 포머란츠의 몸쪽 높은 공이 스트라이크로 판정된 것에 대한 불만이 삼진 이후 터졌고, 곧장 퇴장 조치됐다.
커미셔너의 경고로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치러진 경기, 볼티모어는 투타 주축 선수가 2명이 차례로 퇴장당하는 여파 속에 2-4로 무릎을 꿇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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