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등판시 3승8패' 롯데, 위압감 없는 외인 듀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5.04 13: 00

외국인 원투펀치의 등판이 썩 기대되지 않는 롯데 자이언츠의 현실이다.
롯데는 브룩스 레일리, 그리고 파커 마켈 체제로 올 시즌을 준비했다. 레일리는 KBO리그 3년 차로 경험이 풍부했고, 마켈 역시 150km의 빠른공과 싱커의 움직임이 좋은 젊은 자원이었다. 하지만 마켈은 적응 실패로 시즌 시작 전에 짐을 싸서 떠났고, 대체 자원으로 대만에서 뛰던 좌완 닉 애디튼을 새롭게 영입했다.
레일리와 애디튼의 외국인 좌완 원투펀치가 결성된 롯데다. 분명 좌완 투수로서 장점이 있고, 꾸준하게 제 몫을 해줄 수 있다는 것은 플러스 요인이다. 압도할 수는 없더라도 '계산이 선다'는 느낌을 주는 외국인 선발 듀오였다. 

그러나 이들의 문제는 네임밸류를 떠나서 기본적으로 상대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는 선수로 평가받기엔 힘들다는 것이 문제였다. 레일리의 경험은 상대에겐 익숙함이었다. 애디튼 역시 140km를 넘지 않는 빠른공 구속으로 버텨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 시점이다.
특히 이들이 등판한 11경기에서 롯데의 승률은 3승8패에 불과하다. 레일리 등판시 6경기에서 1승 5패, 애디튼이 등판했을 때는 2승3패를 기록했다. 
레일리의 개인 성적은 1승3패 평균자책점 3.12(34⅔이닝 12자책점)의 준수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선발 매치업의 상대들이 제프 맨쉽, 에릭 해커(이상 NC), 장원준(두산), 메릴 켈리(SK), 조상우(넥센) 등 모두 상대팀의 에이스급이었다. 유일한 1승의 매치업 상대는 오주원(넥센)으로 하위 선발진에 속했다. 본인의 승리는 물론 팀의 승리를 챙기는 것이 힘든 상황이었다. 레일리 역시 책임감을 갖고 최대한 자신의 역할을 다하려고 하지만 다른 팀의 에이스 투수들에 비해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을 팀에 안겨주는 것이 힘들다. '계산이 선다'는 느낌과는 또 다른 에이스의 숙명이다.
애디튼 역시 첫 2경기에서 모두 팀에 승리를 안기는 역투를 펼쳤지만 3번째 등판부터는 팀 타선의 침체와 더불어 최근 3연패에 빠졌다. 팀과 개인 성적이 모두 함께 따라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130km대 후반의 빠른공과 체인지업의 단조로운 투구 패턴이 읽혀나가기 시작하며 투구수도 불어나고 있다. 커브의 활용도가 제한되면서 타자들의 노림수에 당하고 있다. 또한 90개가 넘어가기 시작하면 피장타율이 0.857, 피OPS 1.301로 치솟는 등 스태미너적인 부분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
외국인 선수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시즌을 진행해야 하지만, 롯데는 그렇지 못하고 있다. 박세웅, 김원중, 박진형 등 젊은 투수들과 회춘한 베테랑 송승준이 꾸리는 토종 선발진은 점차 안정감을 가져오고 있지만, 정작 팀을 이끌어야 하는 외국인 투수들의 역할이 썩 만족스럽지 않다. 롯데가 5할 승부에서 치고 나가지 못하고 주춤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가 숨어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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