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가 길지만 야구는 연휴를 모른다. 5월초에 찾아온 황금연휴. 그러나 연휴에도 KBO리그는 월요일을 제외하면 '무휴'다. 공휴일에는 낮 경기로 팬들을 찾아간다.
KBO리그는 '혹서기'인 6월 이전까지 토요일 오후 5시, 일요일 오후 2시 경기를 치른다. 공휴일 역시 오후 2시 경기. 때문에 황금연휴로 휴일이 몰린 요즘은 경기 일정이 들쭉날쭉하다.
NC의 경우를 살펴보면 이해가 쉽다. NC는 2일 오후 6시 30분 경기를 치른 뒤 석가탄신일인 3일 오후 2시 경기를 소화했다. 다시 4일에는 오후 6시 30분 경기. LG와 원정 3연전을 마친 뒤 홈으로 내려가는 일정. 하지만 어린이날인 5일은 다시 오후 2시 경기에 나서야 한다. 이후부터는 주말이다. 6일은 오후 5시, 7일은 오후 2시 경기가 예정돼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다음 주 화요일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NC는 홈구장인 창원 마산야구장 주위 개표 문제로 경기 시간을 오후 2시로 앞당겼다. 2일부터 9일까지 일곱 경기를 치르는데 이틀 연속 같은 일정에 나서는 날이 없다. 적응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경기 시간은 야구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올 시즌 KBO리그는 팀당 28경기씩 치렀다. 이 중 낮 경기는 팀당 7경기씩. NC와 SK는 여섯 번씩 치렀다. 표본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결론부터 얘기하면 낮 경기는 눈에 띄는 타고투저다. 올 시즌 낮 경기 평균 타율은 2할8푼7리, 평균자책점은 5.02다. 반면, 야간 경기 평균 타율은 2할6푼7리, 평균자책점은 4.22다. 타율은 2푼 차이, 평균자책점은 0.8 가까이 차이나는 셈이다.
올 시즌 낮 경기의 어려움을 가장 극복하고 있는 팀은 단연 LG다. LG는 낮 경기서 무려 6승1패를 거뒀다. 승률 8할5푼7리로 압도적 1위다. LG 다음은 4승3패로 선방한 KIA. 나머지 팀들은 다들 5할을 넘지 못했다. 그만큼 낮 경기는 고루 가져간 셈이다.
반면, LG는 밤 경기서 10승11패로 약했다. 밤 경기 성적만 따지자면 리그 6위. 1위 KIA가 16승5패, 승률 7할6푼2리로 이 부문 1위, 2위 NC가 15승6패1무, 승률 7할1푼4리로 이 부문 2위에 올라 있다.
현장에서는 낮 경기와 밤 경기를 오가는 일정에 대해서 염려가 많다. 게다가 때 이른 무더위까지 덮쳤다. 김경문 NC 감독은 "보통 시즌 두 달쯤 치른 뒤인 6월부터 '체력전'을 언급하지 않나. 하지만 벌써 기온이 30도다. 7~8월만 여름이 아니다. 지금부터 체력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선수들 입맛이 까칠할 때다. 이럴 때 잘 먹고 잘 자야 한다"라며 "그런데 낮 경기와 밤 경기를 오가는 일정이라 고민이다"라고 토로했다.
양상문 LG 감독 역시 "낮 경기 다음날 밤 경기면 해볼 만하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는 적응이 힘들다"라며 "오후 2시, 5시, 6시 30분으로 시간대가 세 개다. 선수들 적응에 애먹을 일정이다"라고 말했다.
황금연휴. 이 기간 체력 관리에 성공한 팀은 그야말로 꿀 같은 연휴를 보낼 전망이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