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포군단' SK의 홈런 페이스가 역대 기록을 갈아치울 페이스다. 다른 팀이 범접할 수 없을 만큼 독보적이다.
SK는 지난 3일 문학 한화전에서 한동민의 멀티포와 정의윤의 투런포를 더하며 홈런 3개를 추가했다. 시즌 28번째 경기에서 팀 50홈런(52개)을 돌파한 것이다. 이 부문 2위 NC가 28개로 아직 30개를 넘지 못한 것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차이. 홈런 공동 9위로 최하위인 LG·kt(16개)와 비교하면 3배 이상 많다.
지난 2015년 박병호·강정호가 활약한 넥센이 시즌 34경기 만에 50홈런을 돌파한 적이 있는데 올해 SK는 28경기 만에 50개를 가볍게 넘겼다. 산술적으로 SK의 홈런은 지금 페이스라면 약 267개까지 가능하다. 지난 2003년 삼성이 기록한 KBO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팀 홈런(213개)도 여유 있게 넘어설 기세.
지난해까지 역대 35시즌을 보낸 KBO리그에서 200홈런 팀은 5번밖에 나오지 않았다. 지난 2003년 삼성(213개)이 최다기록을 갖고 있는 가운데 1999년 해태(210개), 2003년 현대(208개), 1999년 삼성(207개) 그리고 2015년 넥센(203개)이 200홈런을 넘겼다. SK의 구단 최다 홈런은 지난해 기록한 182개.
SK는 홈런 1~2위 최정(12개)·한동민(11개)을 필두로 김동엽·이홍구(이상 6개), 나주환(4개), 박정권·정의윤·정진기(이상 3개), 박승욱(2개), 김강민·이재원(이상 1개) 등 11명의 선수들이 고르게 홈런을 때렸다. 외국인 타자 대니 워스는 어깨 통증 탓에 3경기에서 홈런이 없다. 순수 토종 타자들의 힘으로 팀 홈런 1위라 더욱 인상적이다.
SK의 독보적인 홈런 페이스는 홈구장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의 영향이 크다는 평가가 많다. SK행복드림구장은 홈에서 펜스까지 거리가 좌우 95m, 중앙 120m 펜스 높이 2.42m로 '타자친화적' 구장이다. 좌우 거리와 펜스 높이가 가장 짧고, 중앙 거리는 3번째로 짧다. 대형 빅보드가 중앙 펜스 위에 설치돼 있어 외야에서 내야로 불어오는 맞바람까지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실제 경기당 평균 홈런이 3.00개로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3.07개) 다음 많다.
하지만 SK의 홈런은 홈·원정을 가리지 않는다. 홈 17경기에서 32개로 평균 1.88개를 쳤지만 원정 11경기에서도 20개로 평균 1.82개를 넘겼다. 홈·원정 홈런 차이가 크지 않다. 좌우 펜스를 살짝 넘긴 비거리 100~105m '문학구장 홈런'은 5개뿐, 나머지 홈런 47개는 어느 구장에서든 넘어갈 홈런이었다.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SK는 솔로 홈런 29개, 투런 홈런 16개, 스리런 홈런 6개, 만루 홈런 1개를 쳤다. 홈런으로 만든 득점이 총 83점이다. 전체 157득점의 52.9%로 절반이 넘는 비중을 차지한다. 홈런이 나오지 않은 6경기에서 SK는 1승5패로 저조했지만, 홈런이 2개 이상 터진 16경기에는 12승4패로 승률 7할5푼을 찍었다. '홈런의 팀'다운 성적이다. /waw@osen.co.kr
[사진] 최정-한동민-김동엽(위), 이홍구(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