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투에서 빛난 위기관리, 피어밴드는 에이스였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7.05.04 05: 50

6이닝 2실점. 그러나 내용이 좋지 않았다. 올해 첫 볼넷을 내준 것은 물론 3개의 볼넷을 더 추가했고, 안타도 10개나 맞았다. 올해 들어 최악의 투구였다. 하지만 라이언 피어밴드(kt wiz)는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견뎌내며 시즌 4승을 달성했다.
올해 최악의 투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일 피어밴드는 롯데 자이언츠와 홈경기서 6이닝 10피안타 4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앞선 경기들과 마찬가지로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했지만, 평소 2할 초반에 머물렀던 피안타율은 4할을 넘어섰다.
피어밴드의 공을 계속 받는 장성우가 "올해 들어 가장 안 좋았다"고 고개를 흔들 정도. kt 정명원 투수 코치도 "낮경기(오후 2시)라서 힘들었던 것 같다. 초반에 볼넷도 많이 나오고 계속 투구폼이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였다"고 설명했다.

위기도 초반에 찾아왔다. 김동한과 최준석에게 연속 2루타를 맞아 선제점을 내준 뒤 이대호에게 볼넷, 강민호에게 안타를 허용해 1사 만루가 된 것. 추가 점수가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으로, 대량 실점을 하면 kt의 기세가 초반부터 꺾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피어밴드는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다. 타자 김문호와 8구 승부를 펼친 피어밴드는 투수 정면으로 향하는 땅볼을 만들었다. 피어밴드는 투수-포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만들어 1회를 넘겼다.
위기는 또 찾아왔다. 3회 최준석과 이대호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이후 강민호에게 볼넷을 줘 또 1사 만루가 됐다. 그러나 피어밴드는 흔들리지 않았다. 이번에도 피어밴드는 김문호에게 투수 땅볼을 만들었지만, 공은 피어밴드의 손에 맞고 살짝 뒤로 넘어갔다. 내야 안타였다.
병살타를 놓치고 오히려 1점을 준 상황. 그러나 피어밴드는 침착했다. 여전히 1사 만루 상황이라는 것을 잘 인지한 피어밴드는 후속 타자 앤디 번즈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병살타를 만들었다. 피어밴드는 김문호에게 놓친 병살타를 번즈에게 뽑아 1사 만루에서 1점만 내줬다.
피어밴드의 위기관리 능력은 뛰어난 편이다. KBO 리그 통산 득점권 피안타율은 2할4푼2리로, 통산 피안타율 2할9푼9리보다 크게 낮다. 특히 올해에는 병살타 생산 능력까지 좋아졌다. 지난해까지 병살타 상황에서 병살타를 잡은 비율이 10% 정도였지만, 올해는 35%나 된다.
피어밴드의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지켜본 이들은 '역시나 에이스'라는 반응이다. 정 코치는 "낮이라 힘들었지만 역시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고, 장성우도 "그래도 피어밴드는 에이스였다"며 10피안타 4볼넷을 내주고도 2실점으로 묶은 피어밴드를 칭찬했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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