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피칭을 해주니깐...".
송승준(37·롯데 자이언츠)이 불펜에서 선발로 보직을 바꿔나가고 있다. 올 시즌을 불펜 투수로 시작한 송승준은 단 두 경기로 강한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하며 롯데 선발 로테이션에 이름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당초 롯데 조원우 감독은 송승준을 임시 선발로 한정하려 했다. 2일 kt wiz전을 치르기 전만 해도 "송승준이 잘 던져도 (김원중과 박진형이) 주 2회 등판이 걸리면 그때 생각해보겠다. 6선발 체제는 우리 전력에 무리수다"고 선을 그었다.
롯데의 선발 투수들이 이닝을 많이 소화하는 스타일이 적은 만큼 불펜 투수들이 가용이 많아져 선발 투수를 6명이나 둘 수 없다는 뜻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롯데에서는 불펜으로 뛰는 송승준의 역할이 더 중요했다.
그러나 kt전에서 송승준이 너무 완벽한 투구를 펼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송승준은 8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11탈삼진을 기록했다. 타자의 출루를 원천 봉쇄하면서 조원우 감독이 원하던 많은 이닝까지 소화했다. 송승준의 완벽투에 조원우 감독의 생각도 바뀌게 됐다.
조 감독은 "최고의 피칭을 해주니깐..."이라며 "다음주 화요일(9일 한화 이글스전)에 들어가는 거로 했다. 투수 코치와 상의를 좀 더 하고 유동적으로 하려 한다. 송승준이 그렇게 잘 던지는데 (선발 로테이션에서) 뺄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고 송승준이 롯데의 선발 로테이션에 이름을 올린 건 아니다. 직구의 스피드가 올라간 것은 물론 구위가 너무 좋았다.
적장 kt 김진욱 감독조차 "송승준의 직구 구위가 너무 좋았다. 포크볼이 올 것이 뻔한데 당하고 말았다"고 인정했다. 조 감독은 "스피드가 예전 만큼 올라왔다. (속도가 빨라도) 직구가 볼이 되면 안 되는데 카운트 싸움을 너무 잘한다. 볼넷도 없이 투구수도 짧게 가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노력으로 선발 진입에 성공했지만 완성은 아니다. 아직 시즌은 길다. 이제 송승준에게 필요한 건 꾸준함이다. 롯데는 선발 자원이 풍족하다. 두 차례 선발 등판에서 뛰어난 투구를 보인 만큼 기회는 계속 주어지겠지만,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면 보직은 언제라도 다시 불펜으로 바뀔 수 있다. /sportsh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