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발로 끝난 오설리반 영입, 날아간 110만 달러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5.04 05: 50

넥센 역사상 최고액을 들여 데려온 외국선수가 올 시즌 가장 먼저 짐을 쌌다.
넥센은 3일 외국투수 션 오설리반(30·넥센)을 웨이버 공시했다. 넥센 관계자는 “오설리반을 웨이버 공시하기로 최종결정해 KBO에 통보했다. 대체 선수를 미국에서 담당자가 찾고 있다. 빠르면 이번 주 안에 최종 확정을 짓는다”고 밝혔다. 이로써 오설리반은 시즌 퇴출 1호 외국선수가 됐다.
못해도 너무 못했다. 오설리반은 올 시즌 3경기에 등판해 8이닝동안 43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17피안타 3사사구 6탈삼진 2패 평균자책점 15.75를 기록했다.

핑계 없는 무덤도 없었다. 오설리반은 일본전지훈련부터 불안했다. 그는 주니치 2군을 상대로 1이닝 4실점을 하는 등 실망스러웠다. KIA를 상대로도 2이닝, 6피안타, 4실점으로 고전했다. 오설리반은 “일본 마운드가 물러서 축발을 제대로 딛지 못했다. 왼쪽 무릎에 수술경력이 있다. 100%를 던지지 못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시범경기는 잘했다. 오설리반은 시범경기 3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0.69로 리그 1위에 올랐다. 갈수록 투구내용이 점점 좋아져 주변을 안심시켰다. 결국 오설리반은 밴헤켄에 이은 2선발감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런데 데뷔전부터 불안했다. 오설리반은 LG타선을 상대로 5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이번에는 엄지손가락 잡힌 물집이 문제였다. 오설리반은 두산과 두 번째 등판서 2이닝 만에 대거 6실점하며 강판을 당했다. 또 손가락 핑계를 대기엔 구속도 떨어지고 제구도 밋밋했다. 무엇보다 주자만 내보내면 크게 흔들리는 ‘유리 멘탈’이 가장 문제였다.
장정석 감독은 지난 4월 17일 오설리반과 대니돈을 동반으로 2군에 내렸다. 한국무대 적응이 문제라면 2군에서 문제점을 보완하라는 의미. 하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오설리반은 2군 첫 등판서도 3이닝 5피안타 1사사구 1탈삼진 3실점으로 부진했다. 두 번째 등판서 5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으나 1군에서 통하기는 무리라는 판단이었다. 결국 그의 '코리언드림'은 '설레발'로 끝나게 됐다.
넥센은 웨이버와 상관 없이 오설리반에게 잔여 연봉을 보장하는 개런티 계약(guarantee contract)을 맺었다. 퇴출에도 불구 오설리반이 가져가는 돈은 수당을 제외해도 100만 달러(약 11억 3100만 원)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넥센 관계자는 “웬만큼 이름값이 있는 외국선수는 개런티 계약을 맺지 않으면 한국에 오려 하지 않는다. 오설리반에게 투자한 비용이 아깝지만, 과감하게 교체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었다. 국내 투수진이 언제까지 버틴다는 보장이 없다. 새로운 선수가 와서 (오설리반 몫까지) 만회를 해주길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며 착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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