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 꽉 막힌 것 같던 타선의 혈이 뚫렸다. 한화 이글스 외야수 김경언이 복귀 하자마자 맹타를 휘두르며 난타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한화는 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9-8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한화는 2회 집중타를 앞세워 빅이닝을 만들었다. 모처럼만의 집중타가 터지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렸는데, 그 중심에는 이날 복귀한 김경언이 있었다. 비록 경기는 난타전으로 흐르며 김경언이 온전히 빛을 낼 수는 없는 환경이었지만 활약상은 감출 수 없었다. 김경언은 7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3득점으로 활약했다.
김경언은 올해 종아리 부상에 신음하면서 1군에서 별 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2경기에서 단 4타수 1안타만 기록하고 있었다. 이날에서야 김경언은 다시금 1군 엔트리에 등록될 수 있었다.
한화는 주축 타자들이 곳곳에서 신음하고 있다. 김태균은 햄스트링 근육 파열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이날 이용규가 전날(2일) 주루 플레이 과정에서 손목 골절상을 당하는 악재까지 겹쳤다. 또한 지명타자로 나서고는 있지만 송광민 역시 햄스트링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믿었던 최진행은 결국 2군행을 통보 받았다.
확실한 해결사가 없는 가운데, 한화는 타선의 맥이 툭툭 끊겼다. 전날(2일) 경기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11개의 잔루를 기록할 만큼 주자들이 누상에 있을 때 침묵했다. 경기 막판에서야 간신히 점수 차이를 뒤집었을 만큼 힘든 경기였다.
하지만 이날 한화는 초반부터 점수를 내야 할 때 확실하게 내면서 주도권을 잡았다. 그 시작이 바로 김경언이었다. 김경언은 이날 등록되자마자 선발 출장했다. 첫 타석부터 김경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김경언은 2회초 1사 3루 기회에서 첫 타석을 맞이했다. 그리고 김경언은 SK 선발 문승원과 2B2S의 승부에서 6구 체인지업을 받아쳐 전진수비를 펼치던 내야의 한 가운데를 정확하게 가르는 중전 안타를 때려내면서 선취 득점을 뽑아냈다. 자칫 득점권의 첫 번째 타자가 범타로 물러날 경우 그 기회 자체가 무산되는 상황을 우려할 법 했지만 김경언이 그 답답한 상황을 애초에 허락하지 않았다.
김경언의 적시타로 한화 타선은 꽉 막힌 혈이 뚫린 듯 집중타를 때려냈다. 이후 최재훈의 우전 안타와 김회성의 내야 안타로 1사 만루 기회를 잡았고 정근우의 2타점 2루타가 터졌다. 그리고 장민석의 2타점 적시타로 한화는 5-0의 리드를 잡았다.
김경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돌아온 3회초 타석,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문승원의 2구 143km 빠른공을 걷어 올려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중월 솔로포를 때려냈다. 5-0에서 6-0을 만드는 솔로포였다. 이 홈런은 김경언의 올시즌 마수걸이 홈런이었다. 복귀 첫 날 복귀 타점과 복귀 신고 축포까지 스스로 쏘아 올린 셈.
김경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8회초에도 안타를 추가, 복귀 첫 날 3안타의 맹타를 휘둘렀고, 이후 한화 추가득점의 선봉이 됐다. 장민석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김경언은 쐐기 득점까지 기록했다.
비록 경기는 연장까지 흐르면서 김경언의 맹타가 희석되긴 했지만, 타선의 혈을 뚫으면서 향후 활약상을 기대케 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