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팬들의 변함없는 응원에 전북의 의지는 더욱 강해졌다.
전북 현대는 3일 전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2017 K리그 클래식 9라운드 제주와 경기서 0-4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전북은 승점 17점으로 제주와 동률을 이뤘지만 다득점서 밀려 2위로 떨어졌다.
이날 전북은 이중고에 시달렸다. 기존의 부상자들과 함께 아직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은 선수들이 많았다. 또 최철순과 김진수 등 공수에 걸쳐 큰 활약을 펼쳐야 할 선수들이 경고누적으로 출전할 수 없었다.
게다가 연휴로 이어지면서 빡빡한 일정과 갑작스럽게 더워진 날씨에 선수들은 힘겨운 싸움을 펼쳤다.
전반 초반 실점 후 분위기가 갑작스럽게 흔들리면서 전북은 좀처럼 반격을 펼치지 못했다. 최강희 감독도 완패를 인정했을 정도. 최 감독은 경기 후 "홈에서는 우리의 경기를 했는데 공격진에 부상이 늘어나면서 임기응변식의 맞춤 전술이 한계가 왔다.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져 보이지만 나의 전술적 실수가 많았다. 오늘 패배는 정말 충격이지만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갑작스럽게 선수 구성에 어려움을 겪은 전북은 경기내내 제주의 공세에 시달렸다. 다만 후반서 이동국과 이승기가 그라운드에 들어서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위력적인 슈팅을 시도하며 골대를 2차례나 맞추는 등 골을 넣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그러나 원사이드로 밀리던 선수들에게 팬들은 냉정한 이야기를 건넸다. 전북팬들은 "정신차려! 전북!"이라면서 불굴의 의지가 솟아오르라는 이야기를 했다. 끊임없이 응원을 보내던 팬들이지만 무기력한 결과에 답답했기 때문이다. 최강희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도 얼굴을 제대로 들지 못했을 정도였다.
비록 스코어상으로 완패를 당했지만 전북은 후반서 공격을 펼쳤다. 전반에 5개의 슈팅을 시도했던 전북은 제주와 같았지만 유효슈팅에서 1-4로 뒤졌다. 하지만 후반만큼은 달랐다. 후반에는 12개의 슈팅을 시도해 8개가 유효슈팅이었다. 제주가 8개중 6개의 유효슈팅을 시도한 것을 본다면 분명 전북은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다만 골대를 맞고 튀어 나왔고 문전에서 핸드볼 파울이 나오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았다.
경기를 마친 뒤 팬들은 다시 전북 선수단에 응원을 보냈다. 골을 넣고 응원을 펼치는 '오오렐레'는 아니었지만 "힘을내라! 전북!"이라고 크게 외쳤다. 특히 서포터스석의 팬들은 경기 결과가 결정된 상황에서도 변함없이 응원을 보냈다.
경기장을 빠져 나가는 한 팬은 분노의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2골을 넣은 제주 마르셀로나 수훈 선수 인터뷰를 하자 "상대 선수가 전주성에서 인터뷰라니!"라며 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부상자-경고누적이라는 이중고를 이겨내지 못한 전북은 비록 선두를 제주에게 내줬다. 하지만 9라운드를 마친 상황이기 때문에 아직 갈 길은 멀고 길다. 마지막까지 응원을 보내는 팬들을 위해 전북 선수단은 경기장을 빠져 나가며 죄송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특히 선수단은 10라운드 대구 원정서 기필코 승리해 반전 기회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렇게 전북의 축구는 계속되고 있다. / 10bird@osen.co.kr
[사진] 전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