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뜨겁게 달아올랐던 양동현(31, 포항 스틸러스)의 골감각이 차갑게 식어버렸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 앞이었기에 아쉬움은 두 배가 됐다.
포항은 3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9라운드 원정 경기서 수원 삼성에 0-1로 졌다. 이로써 포항은 4연패(FA컵 1경기 포함)의 늪에 빠졌다. 부산전 패배를 시작으로 전북, 상주에 잇따라 진 포항은 이날도 시종일관 무기력한 경기 끝에 무릎을 꿇었다.
수원에 낯익은 손님이 찾아왔다. 슈틸리케 감독이 정해성 신임 수석코치와 함께 빅버드를 방문했다. 오는 6월 이라크와 평가전, 카타르와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 나설 옥석을 가리기 위해서다.
이날 경기에 나선 국가대표급 자원으로는 수원의 좌측 윙백으로 출전한 김민우와 공격수 염기훈을 비롯해 포항의 주포 양동현 정도였다.
뜨거운 감자는 역시 양동현이었다. 만년 유망주에 그쳤던 그는 지난 시즌(리그 13골 4도움)을 기점으로 물이 올랐다. 올 시즌에도 초반 5경기서 5골(1도움)을 넣으며 부동의 득점랭킹 선두를 달리는 등 슈틸리케호 앞선의 부진과 맞물려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했다.
그러나 양동현은 슈틸리케 감독이 관전했던 지난달 23일 전북 현대전을 시작으로 침묵을 거듭하고 있다. 29일 상주 상무, 이날 수원전까지 3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쳤다. FA컵까지 포함하면 4경기 연속 무득점이다.
내용은 더 안 좋다. 슈팅이 대폭 줄었다. 앞선 리그 5경기서 24개의 슈팅 중 17개를 골문 안으로 보냈던 양동현은 최근 3경기서는 슈팅 1개, 유효슈팅 1개에 그쳤다.
양동현의 부진은 수원전에도 계속 됐다. 볼 잡는 횟수가 눈에 띌 정도였다. 수원의 스리백에 꽁꽁 묶여 슈팅 1개에 그쳤다. 설상가상 멘탈 관리도 안됐다. 자신에게 볼이 오지 않거나 패스 미스가 되면 동료들에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양동현은 한국을 대표하는 유망주였다. 17세 이하 대표 시절 6경기서 11골을 뽑아냈을 정도로 득점력이 탁월했다. 스페인 바야돌리드 유스 팀서도 뛰었다. 기대만큼 성장하지는 못했다. 통산 A매치 2경기에 출전해 무득점했다.
눈앞으로 다가왔던 양동현의 태극마크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dolyng@osen.co.kr
[사진] 수원=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