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을 돌아보고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다린 러프(삼성)에게 1군 엔트리 제외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였다.
메이저리그 출신 러프는 올 시즌 삼성의 4번 타자로서 큰 기대를 모았으나 타율 1할5푼(60타수 9안타) 2홈런 5타점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타격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심리적인 압박감이 극에 달했다. 이에 삼성은 지난달 28일 대구 NC전을 앞두고 러프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시켰다. 재충전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러프는 퓨처스리그 4차례 출장을 통해 타율 2할6푼7리(15타수 4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2일 대구 두산전을 앞두고 1군 무대에 복귀한 러프는 연장 10회 끝내기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6-5 승리를 이끌었다. 삼성이 그토록 바라던 모습이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외국인 타자라면 상대 투수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는 스윙을 해야 한다. 이제 잘 해주리라 믿는다"고 말한 김한수 감독은 "러프가 1군 합류 첫 날부터 좋은 끝내기를 쳐준 게 무엇보다 고무적이다"고 미소를 지었다.
러프는 "야구 인생에서 끝내기 홈런은 처음이다. 정말 감격적인 순간이다.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모를 만큼 기쁜 순간이고 팀과 승리를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전 타석에서 놓친 공이 많아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스윙하자는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섰다"고 덧붙였다.
러프에게 그동안 부진했던 이유를 묻자 "너무 많아 이야기하기 힘들다"고 농담을 던진 뒤 "내 스윙을 차지 못한 게 가장 큰 이유다. 준비 자세에서 불필요한 동작이 너무 많았다. 지금은 내 모습을 되찾았고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1군 무대 복귀전서 연장 10회 끝내기 홈런 작렬. 이보다 더 좋은 터닝 포인트는 없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자 한다. 야구는 멘탈이 많은 영향을 미치는 종목으로서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끝없이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계속 노력하고 있다"는 게 러프의 말이다.
뜻하지 않은 부진 속에 그동안 마음 고생도 적지 않았을 터. 러프는 "1군에 계속 머무르며 팀에 도움이 됐다면 좋았을텐데 그런 상황이 아니라서 많이 아쉽다. 1군 엔트리 제외를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고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부족한 부분을 많이 채웠다.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