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신' 김택용, "이영호, 8강도 좋지만 높은 곳에서 만났으면"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7.05.03 07: 02

ASL 시즌3 16강이 시작할 무렵 전문가들과 참가 선수들이 꼽았던 우승후보 0순위는 지난 대회 우승자였던 '최종병기' 이영호(25)가 아닌 '택신' 김택용(28)이었다. 지난 4월 별풍선을 걸고 대결을 펼치는 소위 '스폰서 매치', 순화된 표현으로 '온라인 매치' 최강자가 김택용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도 죽음의 조로 불린 B조를 가까스로 통과하자 안도의 한 숨을 내쉬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난 2일 서울 대치동 프릭업스튜디오에서 열린 'ASL 시즌3' 16강 B조 경기서  '철벽' 김민철의 짜임새 있는 전략에 힘 한 번 못쓰고 패자조로 밀려난 그는 염보성과 김정우를 기막히게 제압하면서 B조 2위로 8강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지난 대회 염보성에 0-3으로 덜미를 잡혔던 8강에 다시 오른 소감을 묻자 그는 "죽다 살아났다. 운이 좋았다"라고 너스레를 떨면서 쉽지 않았던 과정들을 돌아봤다. 

"처음에는 D조가 죽음의 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경기를 해보니깐 B조가 제일 강했던 것 같다. 경기에 임하기전 첫 경기를 지면 '힘들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했는데 김민철 선수에게 지면서 밀려나더라. 패자조로 밀리면서 '가망성이 없다'라고 생각을 했으니 말이다. 정말 죽다 살아났다. 운이 좋아서 올라간 것 같다. 실력이 아니라 운이 좋았다(웃음)."
이번 시즌부터 안드로메다 카멜롯 등 새로 추가된 맵으로 저그들의 활약이 도드라지는 가운데 첫 상대였던 김민철전 완패를 묻자 그는 "타이밍이 너무 빨랐고, 강력했다. 이거는 (패배를)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김민철 선수가 너무 잘 준비했다. 빠른 히드라리스크 러시로 잘 찔러 들어왔다"고 패배를 깔끔하게 승복했다. 
김택용은 염보성과 패자전서도 승부수로 선택했던 셔틀-리버를 허무하게 잃으면서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테란전 트렌드인 아비터 중심의 병력 운용이 아닌 지상군과 셔틀-견제로 경기를 풀어가면서 역전승에 성공했다. 
"보성이 패자전도 첫 리버로 피해를 줬어야 하는데 셔틀-리버를 잃어서 졌다고 생각했다. 이대로 가면 진다고 생각했다. 아비터-캐리어로 가기 보다는 지상군 하이템플러 조합으로 흔들자고 마음 먹었다. .인구수 200을 채우고 경기가 풀려나가자 괜찮아졌다. 손 안에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기분이 들었다."
김민철과 같은 히드라리스크 러시를 구사한 김정우과 최종전에 대해서는 "서킷브레이커는 안드로메다와 다르다. 안드로메다는 본진 안에 미네랄 멀티가 있어서 그만큼 자원 최적화가 빠르다. 그래서 병력을 뽑아내는 양과 진격 타이밍이 다르다. 김정우 선수가 잘하지만 내가 압도적으로 밀리는 상황이 아니면 멀티 수가 같아서 좋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김택용은 조 2위로 8강에 오르면서 B조 1위인 김민철 외에 다른 조 1위와 8강서 맞대결을 펼쳐야 한다. 8강서 만나고 싶은 상대를 묻자 그는 "뒤에 누가 올라오지 모른다. 센 선수들이 올라올거다. 지난 대회 8강서 0-3 패배가 생각 안 날 정도로 열심히 하겠다. 집중 하겠다. 8강서 누구를 만날지 모르겠다. 이영호가 극복해야 할 상대라면 8강에서 이기고 기세를 타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영호를 만약에 만나서 이기면 좋은 결과가 이어지지 않을까 한다. 그래도 영호는 8강 보다는 높은 곳에서 만나고 싶다"고 답한 뒤 "우승은 생각하지 않고 천천히 앞에 먼저 8강 준비하겠다. 꼭 4강에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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