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투수 수난이 이어지고 있다. 벤치의 인내심은 언제까지 계속 될까.
SK는 2일 문학 한화전에서 5-6 역전패를 당했다. 5-4로 리드한 9회 마무리 서진용이 투입됐지만 1이닝 동안 안타 3개, 볼넷 1개를 내주며 2실점했다. 2사 1·2루에서 하주석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아 블론세이브를 범한 서진용은 최재훈에게 또 역전타를 허용하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시범경기 막판 마무리로 발탁된 서진용은 12경기에서 1승2패3세이브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 중이다. 11⅔이닝 14탈삼진으로 구위는 인정받고 있지만, 고비를 쉽게 못 넘긴다. 블론세이브 4개는 리그 최다 기록. 4개의 블론 모두 동점 주자가 없을 때 나온 것으로 스스로 만든 기록이다.
최고 150km, 평균 146km 빠른 공은 매력적이지만 직구 일변도 투구가 문제로 지적된다. 직구 구사 비율이 69.5%로 거의 70%에 육박한다. 결정구로 포크볼(23.2%)을 구사하지만 투스트라이크 이전에 직구가 공략당하고 있다. 득점권 피안타율 4할5푼5리로 위기에 고전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젊은 마무리만 어려움을 겪는 게 아니다. 베테랑 마무리도 예외없다. 2015~2016년 2년간 마무리 경험이 있는 두산 이현승은 블론세이브 3개로 서진용에 이어 이 부문 최다 2위다. 2일 대구 삼성전, 5-3으로 리드한 9회 2사 1·2루에서 등판했으나 박해민에게 동점 3루타를 맞아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시즌 3번째 블론으로 끝나지 않았다. 연장 10회 다린 러프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아 패전투수가 됐다. 올 시즌 12경기에서 1승2패3세이브 평균자책점 3.14. 평균자책점은 그런대로 괜찮지만 WHIP(1.60) 피안타율(.278)에서 나타나듯 세부내용은 불안하다. 직구 평균 구속이 137km로 리그 평균(141km)에 못 미친다.
두산도 팀 블론이 4개로 SK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가뜩이나 시즌 초반 투타 난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두산은 마무리 불안까지 시달리며 7위로 고전 중이다. 블론세이브를 절반만 줄였어도 5할 이상 승률이 가능했다. 이현승과 더블스토퍼를 구축했던 이용찬도 평균자책점 5.25에 블론을 1개 기록 중이라 고민이 크다.
시즌 중 마무리투수를 바꾸는 건 쉽지 않다. 큰 결단이 필요하다. KIA도 개막 초반 부진했던 마무리 임창용을 셋업맨으로 옮기며 김윤동(3세이브)·심동섭(2세이브) 그날 상황에 따라 투입되고 있다. SK와 두산 모두 대체자가 마땅치 않아 마무리투수 교체가 쉽지 않지만, 이대로 안고 가는 것도 부담이 크다. /waw@osen.co.kr
[사진] 서진용-이현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