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형 포수란 평가가 무색하다. 한화 이적생 안방마님 최재훈(28)이 기대이상 쏠쏠한 방망이 솜씨로 하위타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시즌 타율 3할대에 빛난다.
최재훈은 지난 2일 문학 SK전에서 이적 후 처음으로 선발 제외됐지만, 8회말 대수비로 들어가 타석에서 일을 냈다. 5-5로 동점이 된 9회초 2사 1·3루에서 SK 마무리투수 서진용의 3구째 146km 직구를 밀어 쳤고, 우익수 앞 빠지는 1타점 적시타로 연결했다. 한화의 6-5 역전승을 이끈 결승타.
이날까지 최재훈은 올 시즌 19경기 38타수 12안타 타율 3할1푼6리 6타점 3득점 5볼넷 1사구 4삼진 OPS .777로 타격에서도 쏠쏠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아직 표본이 많지 않지만 6개의 사사구로 출루율은 4할9리이고, 득점권에서도 10타수 4안타 4할대 타율로 찬스에 강한 모습이다.
한화가 지난달 17일 신성현과 트레이드를 통해 최재훈을 영입한 것은 수비력에 있었다. 안정된 포구와 강한 어깨, 2루 송구력을 인정받았다. 공격 쪽에선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지난해까지 1군 271경기 409타수 88안타로 타율 2할1푼5리 4홈런 37타점 OPS .577에 그쳤다.
하지만 트레이드를 이끈 박종훈 한화 단장은 "수비뿐만 아니라 타격도 괜찮다. 공격력을 갖춘 주전급 포수로 봐야 한다"며 최재훈의 타격에도 주목했다. 좋은 포수의 첫 번째 조건은 수비이지만 타격도 간과할 순 없다. 기존 한화 포수들은 방망이가 약했다.
박 단장의 기대대로 최재훈은 타격에서도 의외로 쏠쏠함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22일 수원 kt전에는 3안타 2타점으로 펄펄 날았고, 최근 3경기 연속 안타 행진 중이다. 최재훈 본인은 "포수는 타격보다 수비가 제일 중요하다. 투수들에게 집중하다 보니 타격은 덤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하위타선에서 복병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재훈은 타격 재능이 전혀 없는 선수가 아니다. 군복무 시절이었던 2011년에는 경찰 소속으로 2군 퓨처스리그에서 96경기에서 타율 3할3푼 96안타 16홈런 79타점 OPS 1.005로 활약한 바 있다. 두산에선 주전 기회가 많지 않아 타격감 유지가 어려웠지만, 기회가 보장되면 방망이로도 쏠쏠하게 보탤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역대 한화 포수로 규정타석 3할을 기록한 선수는 전신 빙그레 시절인 1987년 유승안(.308)이 유일하다. 그 다음이 1990년 김상국(.287)이다. 한화로 팀명을 바꾼 뒤에는 2003년 이도형(.266)이 최고 타율이었다. 지금 페이스라면 최재훈은 역대 한화 포수 중 공격에서도 기록에 남을 만한 포수가 될 수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