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이명기가 말하는 맹타 비결 '김기태의 믿음'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05.03 05: 50

"솔직히 그날 경기에 못나갔다면, 지금 타격감은 없었을 것 같아요."
이명기는 2일 고척 넥센전에서 좌익수 겸 1번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올 시즌 18경기에서 3할8푼을 기록하고 있는 이명기는 최근 타격감을 입증하듯 이날 경기에서도 2사 만루 상황에서 싹쓸이 3루타를 치는 등 멀티히트로 상대 투수들을 괴롭혔다.
이명기의 맹타 비결에는 기술적 요소와 심리적인 요소가 합쳐졌다. 일단 타격폼을 수정했다. 그는 "어깨가 좀 빨리 열려서 방망이가 늦게 나간다는 것을 알고 타격코치님과 이야기하며 고치기 위해 노력했다. 시즌 중인만큼 많이는 고치지는 못했다. 다만, 연습 때 1루 베이스를 보고 치는 등 의식하며 타격을 했는데, 치는 포인트가 앞에 형성되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적인 변화가 있었지만, 무엇보다 심리적인 변화가 컸다. 특히나 김기태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믿음은 이명기에게 강한 동기부여가 됐다.
이명기는 "감독님과 타격코치님께서 실수해도 괜찮으니 편하게 하라고 말씀해주신다"라며 "감독님은 꾸준하게 경기에 내보내주시고, 타격코치님께서는 헛스윙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해주신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트레이드 후 선발로 나섰던 두 경기는 이명기에게는 타격감을 깨우는 전환점이 됐다. 지난달 7일 SK에서 KIA로 트레이드된 이명기는 12일과 13일 두산과의 잠실경기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12일 이명기는 우익수로 트레이드 후 첫 선발 출장했다. 잘하고 싶은 의욕이 앞선 가운데, 대형 사고를 쳤다. 2-1로 앞선 3회말 주자 1,3루 상황에서 다소 평범할 수 있는 뜬공을 놓치면서 동점 점수를 내주는 빌미를 제공했다. 경기를 이겼지만 KIA는 실책을 한 이명기의 다음날 출장은 불투명했다. 
그러나 김기태 감독은 특별한 말없이 다음날 다시 이명기를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켰다. 재신임을 받은 이명기는 팀을 실점 위기에서 구해내는 '슈퍼캐치'를 선보이면서 김기태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이후 이명기는 점차 타격에 불을 지폈고, 4월 한 달을 타율 3할7푼3리로 마쳤다.
당시를 떠올리면서 이명기는 "솔직히 첫 번째 경기에서 실책을 한 뒤 그 다음날에는 경기에 나서지 못할 줄 알았다"라며 "아마 그 때 못나갔으면 지금의 성적이 나오지 않았을 것 같다. 감독님께서 믿음을 주신다는 것을 알고,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미소지었다.
비록 지금의 타격감이 좋았지만, 이명기는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는 "항상 개막전과 같은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아직 시즌 초반인 만큼 지금 타율이 완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5월에 이어 6월까지 계속해서 이 타격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고 관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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