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외국인 타자 재비어 스크럭스(30)가 두 자릿수 홈런 고지에 올라섰다. NC를 승리로 이끈 '한 방'이었다.
스크럭스는 2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NC전에 4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장, 3타수 2안타(1홈런) 2타점으로 팀의 2-1 승리에 앞장섰다.
이날 스크럭스의 홈런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이날 경기는 올 시즌 NC의 잠실야구장 첫 경기. 바꿔 말하면 스크럭스도 KBO리그에서 가장 큰 구장인 잠실야구장서 첫 선을 보인 것이다. 스크럭스는 잠실 데뷔전서 홈런을 때려내며 자신의 장타력을 유감 없이 뽐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 바로 두 자릿수 홈런 고지를 돌파했다는 점이다. 스크럭스는 입단 직후부터 줄곧 '전임자' 에릭 테임즈와 비교돼왔다. 테임즈는 2014년부터 3년간 390경기서 타율 3할4푼9리, 124홈런, 382타점을 기록했다. 그에게 KBO리그는 좁았다. 게다가 메이저리그 진출 후에도 위엄을 어김없이 뽐내고 있다.
이러한 부담감 속에서도 스크럭스는 제 몫을 다하고 있다. 특히 '역대급 외인'이었던 테임즈보다 더 빠른 홈런 페이스가 눈길을 끈다.
테임즈가 데뷔 첫 해인 2014년, 두 자릿수 홈런을 돌파하는 데까지 꼬박 45경기가 걸렸다. 당시 테임즈는 임기영에게 홈런포를 때려내며 10호포 고지를 넘었다.
KBO리그 최초로 40홈런-40도루 클럽에 가입하며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던 2015년의 테임즈는 10홈런 돌파까지 27경기를 썼다. 테임즈는 5월 3일 kt전서 이창재를 상대로 투런포를 때려내며 시즌 10호 아치를 그렸다.
2016시즌에는 36경기 156타석 만에 10호 대포를 쏘았다. 테임즈는 5월 18일 넥센전서 로버트 코엘로를 상대로 아치를 그리며 10호포를 쏘았다.
올 시즌 스크럭스는 이보다 몇 걸음 빠른 페이스다. 스크럭스는 이날 경기까지 27경기에 나서 10호 홈런을 그렸다. 'MVP급 활약'을 선보였던 2015시즌의 테임즈와 꼭 같은 경기 수. '데뷔 시즌'으로 나란히 놓고 따지자면 테임즈보다 18경기 빠른 페이스며, 2016시즌의 테임즈보다도 빠르다.
스크럭스는 최근 수염을 기르고 있다. 무시무시한 괴력만큼이나 수염이 인상적이었던 테임즈가 떠오르는 모습이다.
이대로라면 스크럭스는 '제2의 테임즈'가 아니라 '제1의 스크럭스'로 KBO리그의 새 역사를 쓸 것만 같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