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현장] 설경구X임시완 '불한당', 감독은 왜 로미오&줄리엣을 말할까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5.02 17: 55

로맨스보다 절절하고, 멜로보다 진하다. 두 남자의 의리와 의심, 화합과 배신이 이토록 절절할 수 있을까. 사랑해서는 안되는 두 사람이 누구보다 절절했기에 비극으로 치달았던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불한당'에서도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는 두 남자, 설경구 임시완이 만났다.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은 2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날 시사회에는 설경구, 임시완, 김희원, 전혜진과 연출을 맡은 변성현 감독이 참석했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은 지금까지의 범죄 액션 영화와는 결이 다른 감각적인 연출을 자랑한다. "콘티 작업부터 미술 감독이 함께 했다"는 변성현 감독의 말처럼 독특한 이야기 구조와 만화를 보는듯한 화려한 구성은 영화의 보는 재미를 극도로 끌어올린다. 

모든 것을 갖기 위해 불한당이 된 남자 재호 역을 맡은 설경구와 더 잃을 것이 없기에 불한당이 된 남자 현수 역을 맡은 임시완은 지금껏 보지 못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그간 수많은 범죄 액션에 출연해왔던 설경구지만 '불한당'은 그간 설경구의 필모그래피와 그 궤를 달리 한다. '불한당' 속 재호는 관객들에게 그간 보지 못했던, 혹은 여전히 미지의 세계였던 설경구의 또다른 지점을 제시한다. 임시완이 도전한 패기 넘치는 현수 역은 배우 임시완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 중 하나로 자리하게 될 것임을 직감케한다. 
무엇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설경구와 임시완의 절절한 브로맨스다. 교도소에서 만나 의기투합하게 된 재호와 현수는 목숨을 걸고 전쟁같은 삶을 함께 하기로 한다. 그러나 가족도, 친구도 믿지 못할 세계의 룰 속에서 두 사람은 화합과 반목을 거듭하며 '의리'와 '의심'을 오고간다. 평생 단 한 사람, 현수만을 믿고 싶어 하면서도 끝없이 현수를 의심하는 재호, "나 못 믿어요?"라고 끊임없이 재호를 믿음의 저울에 올리는 현수,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한 믿음과 의심 속에 파국으로 치닫는다. 
변성현 감독은 "저는 계속 멜로 영화라고 얘기를 했고, 영화를 찍기 전에도 느와르 영화보다는 멜로 영화를 계속 봤다"며 "'불한당'을 통해 믿는 타이밍이 어긋나면서 파국으로 치닫는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 이걸 쓰면서 계속 로미오와 줄리엣도 떠올렸고, 계속 멜로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떠올릴 만큼 절절한 두 남자의 이야기. 재호와 현수를 각각 연기한 설경구와 임시완 역시 '사랑'에 초점을 맞췄다. 설경구는 "저는 제작보고회부터 이 작품을 계속 사랑이라고 얘기했었다. 임시완을 사랑한다고 생각하고 연기를 했다고 말했고, 임시완은 "지금 와서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사랑이 맞았다. 저도 선배님의 그 사랑에 부응을 하도록 하겠다"고 맞장구를 쳤다. 
'사랑'이라고 표현될 만큼 설경구와 임시완은 '불한당'을 통해 잊지 못할 진한 브로맨스를 선사한다. 변성현 감독은 사랑보다 깊은 두 사람의 브로맨스를 그 어느 영화보다 잔혹하게, 그리고 스타일리시하게 그려낸다. '불한당'을 쓰고 연출한 감독의 전작이 '나의 PS 파트너'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불한당'의 재기발랄한 느와르는 숨막히게 매력적이다.
'불한당'은 오는 17일 막을 여는 제70회 칸영화제 비경쟁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정식 초청돼 전 세계 영화인들을 만난다. 국내 개봉은 18일이다. /mari@osen.co.kr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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