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지친다"..'귓속말', 핵고구마 전개가 낳은 역효과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7.05.02 08: 09

"핵고구마"..'귓속말'을 향한 시청자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 11회에서 이동준(이상윤 분)은 신영주(이보영 분)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거짓말을 역으로 이용했지만 먼저 움직인 최수연(박세영 분)으로 인해 실패하고 말았다. 
강정일(권율 분)은 누구 보다 먼저 신영주에게 유리한 영상이 담긴 블랙박스 카드를 손에 넣었다. 그는 이를 미끼로 신영주에게 신창호(강신일 분)가 살인을 저질렀다는 거짓 자백을 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죽음을 목전에 둔 아버지 곁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컸던 신영주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정일의 손을 잡지 않았다. 

이에 강정일은 신창호를 직접 찾아가 거짓 자백 영상을 받았다. 결국 신창호는 누명을 쓴 채 숨을 거뒀고, 뒤늦게 병원에 도착한 신영주는 오열할 수밖에 없었다. 
누가 누구의 아군인지, 또는 누가 누구의 적군인지 전혀 모르겠다 싶을 정도로 야욕의 배신이 판을 치는 '귓속말'이다. 이는 집필을 맡고 있는 박경수 작가의 주특기이다. '추적자', '황금의 제국', '펀치' 등 세 편 모두 "아무도 믿지 말라"는 말을 주지시키듯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치지 못하게 했다. 
특히나 '귓속말'은 시작부터 명확하지 않은 선악 구도로 잔인한 권력 싸움을 보여줬다. 하지만 무려 11회까지 이어지는 끝없는 싸움과 반복되는 위기는 시청자들을 지치게 만드는 역효과를 낳았다. 팍팍한 현실, 드라마를 보며 위안과 재미를 얻고 싶은데 '귓속말'을 보면 피로가 더 쌓인다는 반응이 줄을 이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지난 방송에서는 신영주가 목숨을 걸고 싸웠던 이유인 아버지가 누명을 벗지도 못한 채 세상을 등지는 내용이 담기며 또 한번 한숨을 쉬게 만들었다. 아무리 악을 심판한다고 해도 신영주의 상황만 놓고 봤을 땐 절대 해피엔딩이 될 수 없기에 더욱 답답해지는 전개라는 것. 
이제 '귓속말'은 연장 1회까지 해서 6회 분량이 남은 상태. 과연 남은 회차에서는 시청자들이 원하는 반격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까. 당연히 수사물, 복수극의 전형적인 패턴을 따라가겠지만, 통쾌한 재미까지 얻어낼 수 있을지는 조금 더 두고봐야 할 듯 하다. /parkjy@osen.co.kr
[사진]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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