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전문 3루수 無’ 롯데의 돌고 도는 고민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5.02 05: 57

5할 승률(13승13패)로 마무리 한 4월의 롯데 자이언츠. 하지만 고정 3루수 없이 시작한 시즌 전이 고민이 돌고 돌아 원점으로 돌아온 듯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의 가장 큰 공백의 포지션은 3루수였다. 황재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이 공수에서 채워주던 3루의 존재감은 컸다. 공격력에서는 이대호가 합류하면서 오히려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게 됐지만, 공수에서 모두 만족감을 줬던 3루수 황재균의 이탈은 그 존재감을 절감하게 된 계기가 됐다.
물론 대안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오태곤과 문규현의 경쟁 체제를 구축했고 시즌에 돌입해서는 공격의 오태곤, 수비의 문규현이라는 두 가지 라인업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오태곤을 불펜 강화를 위한 트레이드카드로 활용하면서 문규현이 그 자리를 맡게됐다. 공격력의 악화는 피할 수 없었다.

타선 전체가 침체기에 빠지자 조원우 롯데 감독은 보다 공격적인 라인업을 구축하기 위해 정훈을 2루에 포진시킨 뒤 앤디 번즈를 3루수로 돌리는 안을 내세웠다. 그런데 이번에는 슬럼프를 탈출하지 못하는 번즈가 문제였다. 정훈이 2루에서 공격과 수비에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지만 번즈가 기대했던 공격력을 채워주지 못했다.
결국 기회는 2군에서 기회를 노리던 김동한에게까지 찾아왔고, 지난달 29~30일 잠실 두산전에 모두 주전 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주 포지션이 2루였기에 3루가 다소 어색할 법도 했지만 김동한은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까지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며 향후 새로운 경쟁 체제 구축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김동한의 합류로 새로운 활력이 생겼다고는 하지만 누구도 확실하게 3루 경쟁에서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 문규현이 가장 많은 114이닝을 소화했고 그 뒤를 번즈(52이닝), 김동한(17이닝)이 잇고 있다. 지금은 팀에 없는 오태곤이 3루수로 47이닝을 뛰었다. 즉 확실하게 고정된 3루수가 없었다.
어떻게든 이들이 3루 자리를 돌아가면서 채운다고는 하지만 결국 시즌의 활약상이 끝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인 상황이다. 무엇보다 현재 롯데가 전문 3루수로 꼽을만한 자원이 없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
문규현이 롯데 내야진 가운데서 가장 안정감 있는 수비력을 펼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유격수로 뛰어온 시간이 많다. 멀티 내야수로 발돋움할 수 있는 올시즌이었지만, 여전히 3루가 어색하고, 적응이 쉽지 않다. 앤디 번즈 역시 내야 멀티가 가능하고 미국에서도 3루수로 나온 기간이 꽤 된다고는 하나, 본인의 선호도가 2루였다. 김동한 역시 주 포지션은 2루수다. 현재 퓨처스리그로 내려간 신본기와 김민수 역시 유격수가 주 포지션이고 3루에서는 아직 적응이 더 필요하다고 보는 현실이다. 
결국 롯데는 주전 3루수도, 전문 3루수도 없다고 볼 수 있다. 내야 자원이 풍족하고 퓨처스리그에도 김대륙, 이석훈, 홍지훈 등 젊은 내야수들의 성장을 기다리고 있지만 정작 팀에 가장 필요한 포지션인 3루수 자리에는 적임자를 찾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현재 내야 자원으로도 분명 시즌은 어떻게든 운영할 수는 있다. 하지만 누군가 튀어나오지 않는 이상 3루 포지션의 답답함과 고민거리는 계속 안고 가야하는 현실이다. 과연 비시즌 내내 고민거리였고 과제였던 롯데의 ‘핫코너’ 자리를 차지할 인물을 시즌 내에 찾을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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