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리뷰] ‘역적’, 조선판 ‘레미제라블’의 탄생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05.02 06: 59

‘역적’이 조선판 ‘레미제라블’로 등극했다. 
지난 1일 오후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에서는 광기 어린 폭군이 된 연산군(김지석 분)과 그에게 정체를 들킨 가령(채수빈 분), 그리고 아내 가령과 비극적 재회를 하게 된 홍길동(윤균상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홍길동은 홍길현(심희섭 분), 어리니(이수민 분)와 익화리 패거리들과 함께 관군의 폭력에 시달리는 향주목으로 향해 백성들을 구했다. 이를 들은 연산군은 이들을 반군으로 지정, 모두 토벌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향주목 백성들은 모두 모여 앞으로의 일을 논의했다. 한 어르신은 "우리가 어째서 역심을 가질 수 있겠는가. 우리는 그저 너무 과하게 세금을 거두지 않고, 내 딸을 빼앗기지 않기를 바란 것뿐이다. 이게 역심인가"라고 말하며 자신들을 역적으로 칭한 왕을 원망했다.
또한 향주목의 유생이었던 아들을 잃은 한 양반가의 여인은 "내가 가장 후회하는 것은 아들에 글공부를 시킨 것"이라며 "그렇게 훌륭했던 내 아들이 어찌 백성들이 죽어나가는 걸 보고만 있었겠느냐"고 싸울 것을 결심했다. 
이를 들은 세걸(김도윤 분)은 "나도 한 말씀 올리겠다. 우리는 싸우는 걸 선택한 게 아니다. 그들이 우리를 죽이려 할 때 살아남는 걸 선택한 것이다. 다들 살고 싶지 않는가"라고 말하며 향주목 백성들을 독려했다. 이에 향주목 백성들은 관군에 대항하기로 뜻을 모았다.
향주목 백성들은 홍길동 일가에 군사훈련을 받았다. 여자든, 남자든 함께 힘을 모아 성을 지키고자 했다. 각종 식량과 물품, 부상자들을 위한 약초를 서로 나눴다. 홍길동 일가는 “이런 시기에 쌀 한톨 더 가지려고 하는 사람 없다”며 똘똘 뭉친 백성들을 보며 감탄했다. 
정수학(박은석 분)을 필두로 한 관군들은 향주목으로 향한 모든 길을 막고, 이들을 압박했다. 향주목 백성들은 더 이상 도망칠 수도 없는 상황에 놓였다. 관군이 쳐들어오기 직전, 긴장감이 맴도는 향주목 안에서 백성들은 어쩔 수 없이 밀려오는 공포와 불안에 떨었다.
하지만 그 순간, 한 여인이 ‘익화리의 봄’을 부르기 시작했다. 그의 노래는 옆에서 옆으로 전달이 됐고, 순식간에 성 안은 ‘익화리의 봄’의 노랫가락으로 물들었다. 심지어 성 밖의 관군들조차 이를 따라 부르게 됐다. 노래를 부르며 백성들은 다시금 전의를 다졌고, 관군에게 물러서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노래를 부르며 성 위로 나아가는 백성들의 모습은 마치 영화 ‘레미제라블’을 떠올리게 했다. ‘레미제라블’에서도 자유와 더 나은 삶을 위해 시민들이 투쟁을 하며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등장한다. ‘익화리의 봄’으로 하나가 된 백성을 담은 ‘역적’은 그야말로 조선판 ‘레미제라블’이었다. 
굴곡진 한국사를 함축한 듯한 향주목 전투는 ‘역적’ 시청자들에게 많은 생각을 안겼다. 그 생각을 이끄는 것은 바로 노래 ‘익화리의 봄’이었다. ‘순리’라 생각했던 것을 깨고, 인간다운 삶을 찾기 위해 애썼던 아모개의 김상중 목소리가 이 전투의 마지막에 깔렸다. 관군에 저항하는 백성, 아모개, 그들의 앞에 나선 홍길동. 그야말로 의미심장한 떼창 장면이었다. / yjh0304@osen.co.kr
[사진] ‘역적’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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