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의 '밀당'이 U-20 대표팀을 춤추게 만들었다.
신태용호가 최종 명단 확정 후 1일 오후 파주 NFC에 처음으로 소집됐다.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에 참가하는 U-20 대표팀은 지난달 28일 바르셀로나 듀오 이승우, 백승호를 비롯해 한찬희, 조영욱, 이진현, 이상민, 송범근 등 핵심 자원들이 모두 포함된 21명의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다.
대표팀은 오는 8일 파주 NFC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연습경기를 시작으로 11일 우루과이(청주), 14일 세네갈(고양)과 평가전을 치르며 조직력을 가다듬는다. ‘신나라 코리아’라는 슬로건을 내건 대표팀은 8강 이상의 호성적을 노리고 있다. 선수들이 앞장서서 신태용 감독이 제시한 8강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표팀의 중심인 이승우와 백승호도 우승이 목표라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신태용 감독은 제자들의 커다란 포부에 내심 만족한 눈치였다. 대표팀 소집 공식 미디어데이에서 신태용 감독은 “선수들이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어 기분이 좋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선수들 모두 천천히 계획에 따라 제대로 준비해서 자신감이 넘친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신태용 감독은 “4개국 대회를 준비하면서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백승우와 이승우, 조영욱의 공격진이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정태욱의 부상을 통해 팀이 더욱 하나가 될 수 있었다”고 자신감의 근거를 설명했다. 모든 선수들이 한목소리로 “무조건 좋은 성적을 내겠다”나 “개인보다는 대표팀이 우선이다”고 외칠 정도로 U-20 대표팀의 분위기는 최상이었다.
대표팀 뒤에는 신태용 감독의 '밀당 리더십'이 있었다. 신태용 감독은 이번 U-20 대표팀에 급작스럽게 투입됐다. 처음에는 선수들 이름과 얼굴도 헷갈려서 고생했다고 한다. 신태용 감독은 힘든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먼저 친근하게 선수들에게 다가갔다. 그는 “선수들 눈높이에 맞추고 있다. 어린 선수들은 강하게 가르치기보단 스스로 신나서 할 수 있게 지원해야 된다. 선수들이 웃음을 잃지 않는 것이 내 임무이다”고 설명했다.
신태용 감독은 “속이 상할 때도 있지만 내색하지 않고 선수들이 기죽지 않게 하고 있다. 가끔은 진짜 속이 완전히 타들어 간다”고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이 계속 선수들한테만 맞춰 주는 것은 아니었다.
신태용 감독은 “희생 정신이 중요하다. 모든 선수들은 개인보다는 팀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경기를 뛰지 않은 선수와 경기를 뛰는 선수가 하나로 뭉쳐야 한다. 벤치 선수가 주전 선수가 못하길 원하기보다는 자신의 장점을 살려야 한다”고 팀 기강에서는 엄격한 모습을 보였다. 신태용 감독 덕분에 대표팀 선수들은 '원팀 정신'으로 무장했다.
신태용 감독의 현역 시절 별명은 꾀 많은 '여우’였다. 그 별명에 부끄럽지 않게 신태용 감독은 자상하게 풀어줄 때는 풀어주지만 개인보다는 팀을 중요시하도록 엄격하게 다스리면서 밀당을 이어가고 있다. 개성이 강한 선수들이 포함된 U-20 대표팀과 이렇게 능수능란하게 밀당을 한다는 것 자체가 신태용 감독의 지도력을 증명한다.
한국은 오는 20일 개막하는 FIFA U-20 월드컵서 A조에 속해 기니(20일, 전주), 아르헨티나(23일, 전주), 잉글랜드(26일, 수원)와 차례로 격돌한다. 신태용 감독의 '밀당' 리더십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mcadoo@osen.co.kr
[사진]파주=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